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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관광의 대가는?"

일본 교토 관광객(사진=게티이미지)
관광 정책, 두 갈래 길에 서다.
▲ 일본 교토 관광객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 도시 교토시가 과감한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내 버스를 이용하는 관광객에게 주민 요금의 두 배 수준을 부과하는 '관광객 차등 요금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시는 이를 통해 주민 교통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230엔인 기본요금은 내년부터 200엔으로 인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반면 관광객은 350~400엔을 지불하게 된다. 현실화될 경우 시민과 비시민 간 요금 격차는 최대 두 배에 이른다. 공공교통이라는 보편적 서비스에 '거주 여부'라는 기준을 적용하는 셈이다.
 

이 같은 논의의 배경에는 '과잉관광'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한다.

일본 교토
2024년 교토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처음으로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숙박 손님 수도 처음으로 일본인 관광객을 넘었다. 관광 수입은 늘었지만, 일상의 피로도 역시 높아졌다. 버스는 상시 혼잡했고, 도착 시간은 지연됐다. 주민 항의가 이어졌고, 조사에서는 주민 80%가 관광객의 무례한 행동에 불만을 드러냈다. 예절과 공공질서를 중시하는 일본 사회의 문화적 맥락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공동체 질서에 대한 위기의식으로 읽힌다.

교토의 조치는 교통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1일부터 중·대형 고급 호텔의 숙박세가 대폭 인상돼 1인 1박당 최대 1만 엔까지 부과된다. 중앙정부 차원의 출국세 인상 검토도 거론된다. 관광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세금과 요금으로 해결해 보겠다는 전략이다.
 

이 흐름은 일본만의 현상이 아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오는 4월 1일부터 관광세를 두 배 이상 인상해 호텔 1박당 최대 15유로를 추가로 부과한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도시 관리 비용을 충당하고 수요를 조절하겠다는 의도다.

스코틀랜드
오는 6월부터 호텔 투숙객에게 5%의 관광세를 적용한다. 여름 성수기 집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밀라노 · 브뤼셀
밀라노는 이미 관광세를 인상했고, 브뤼셀 역시 호텔 숙박객에게 5유로를 추가로 부과하고 있다. 관광세는 이제 일부 도시의 실험이 아니라, 세계 주요 관광지의 정책 표준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대한민국은…

한국 찾은 외국인 관광객 모습
대한민국은 인도네시아 단체 관광객(3인 이상)에 대해 비자 면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관광 장벽을 낮춰 유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단체 여행 중심의 자국 여행 문화에 부합하는 조치라고 분석한다. 접근성을 높이고 여행 비용을 줄이는 기회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의 관광객들에게는 5년 복수 비자, 중국과 베트남의 주요 도시 거주자에게는 10년 복수 비자 발급을 각각 추진한다. 여기에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 18개국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자동출입국심사제도를 유럽연합 등 주요 국가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관광은 '환영'의 대상인가 아니면 '관리'의 대상인가.

교토와 유럽 도시들은 비용을 높여 수요를 조정하는 길을 택하고 있고, 한국은 문을 넓히는 길을 선택했다. 누가 옳은 선택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관광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누리되, 그 비용을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세계 각 도시가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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