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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고 옥외집회 일률 처벌 못한다…헌재 "내년 8월 말까지 법 개정해야"

미신고 옥외집회 일률 처벌 못한다…헌재 "내년 8월 말까지 법 개정해야"
▲ 집시법

사전에 신고하지 않은 옥외집회를 예외 없이 일률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습니다.

헌재는 26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 등 청구인 3명이 자신들에게 적용된 집시법 규정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이같이 판단했습니다.

청구인들이 문제 삼은 조항은 집시법 22조 2항으로, 미신고 옥외집회를 주최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재판관 9명 중 4명 (김상환·김형두·정정미·오영준)은 헌법불합치, 4명(정형식·정계선·김복형·마은혁)은 위헌 의견을 냈습니다.

조한창 재판관은 합헌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헌재는 일률 처벌하도록 한 해당 조항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예외조항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할지는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2027년 8월 31일까지 기존 조항의 효력을 유지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법불합치 결정이란 법률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법적 안정성을 위해 한시적으로 계속 이를 적용하는 것입니다.

실질적으로는 위헌이나, 다른 이유로 인해 위헌적인 법률을 형식적으로 존속시켜 주는 대신 일정 기간을 정해 그 위헌성을 제거할 것을 요구하는 변형결정의 하나입니다.

헌재 위헌 결정에는 6인 이상 찬성이 필요합니다.

이번 사안에선 8명이 위헌성을 인정했습니다.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김상환 헌재소장 등 재판관 4명은 "객관적으로 타인의 기본권이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침해할 위험성이 매우 적고, 실제로도 평화롭게 집회가 진행·종료돼 위험성이 없는 점이 확인되는 미신고 옥외집회까지 예외 없이 처벌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단순 위헌 의견을 낸 정형식·정계선 재판관은 "미신고 옥외집회 주최자를 집시법상 금지된 집회의 주최자와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이라고 했으며, 김복형·마은혁 재판관도 "예외 없이 일률적으로 사전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불이행에 대해 역시 예외 없이 형벌로 제재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일하게 합헌 의견을 낸 조한창 재판관은 "형사 처벌보다 가벼운 행정상 제재만으로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며 "처벌 조항은 입법자의 입법 재량 내에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이날 헌재는 옥외집회에 대해 사전신고 의무를 부과한 옛 집시법과 현 집시법 제6조 1항에 대해선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습니다.

해당 조항은 옥외집회 주최자가 개최 48시간 전까지 관할 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헌재는 "죄형법정주의와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며 "옥외집회 신고는 질서유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정보이며 개최 48시간 전까지 사전신고하도록 한 것도 지나치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김복형·마은혁 재판관은 "공공의 안녕질서에 해를 끼칠 개연성이나 예견 가능성이 없는 옥외집회에 대해서 사전신고 의무를 부과할 실질적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집회가 사후적으로 폭력 집회로 변질된다 해도 이는 집시법 및 형사법을 통해 충분히 제재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청구인 3명은 모두 사전에 집회를 신고하지 않고 옥외집회를 주최했다는 등 이유로 법원에서 각각 벌금형, 징 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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