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의 항공우주 분야 대표 주자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차기 사장에 김종출 전 방사청 무인기사업부장이 내정됐습니다. 수출입은행이 최대 주주여서 공기업 성격이 큰 KAI는 정부에서 사장을 지명하는데 김종출 전 무인기사업부장이 낙점된 것입니다. KAI 이사회,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KAI 역사의 최대 오점인 '용현파' 8대 강구영 사장에 이어 9대 사장에 취임하게 됩니다.
김종출 KAI 사장 내정자의 특징은 개인 이력 전체가 방산으로 가득찬 말 그대로 '방산맨'이라는 점입니다. 6대 김조원, 7대 안현호, 8대 강구영 등 방산과 거리가 있는 낙하산 사장들이 그동안 KAI를 이끌어 방산업계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해외 방산업계의 손가락질도 심했습니다. 김종출 9대 사장 내정자는 자타공인의 방산 전문가라서 그것만으로도 K-방산에 긍정 요인입니다.
KAI 이사회는 그제(24일) 김종출 내정자를 대상으로 차담회 형태의 사전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이사회의 사장 내정자 인터뷰는 처음 시도된 절차입니다. 내정자를 입체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심층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사장 선임을 위한 긴급 이사회가 내일 개최됩니다. 최종 결정은 약 2주 후 주주총회에서 이뤄집니다.
항공기·무인기·국방AI 개발의 방산 전문가
김 내정자는 중령 예편 이후는 방사청 개청 작업에 2년 참여했고, 이후 2019년까지 방사청에서 13년 근무했습니다. 무인기사업부장, 지휘정찰사업부장, 절충교역과장, 방산수출지원팀장, 국방기술보호국장 등의 직위에서 무려 120개 이상의 무기 개발·도입 사업을 주도했습니다. 특히 대대급, 사단급, 군단급 무인기와 M-UAV, H-UAV 등 우리 군의 독자개발 무인기 체계 대부분은 김종출 내정자의 손을 거쳤습니다.
로봇, 국방AI, 425 정찰위성, 무인경보체계, C4I지휘통제체계 등 사업도 김종출 내정자가 관여했습니다. 425 정찰위성 사업 과정에서는 이른바 '성실실패'를 보호하는 방산 분야 입법을 관철시켜서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무기 개발'의 토대를 놨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방사청 퇴임 이후에도 방산 부문에 머물며 현재 한국방산혁신기업협회 부회장, 국가안보실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습니다. 방사청 핵심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국방부의 전력계획관실, 분석평가관실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서 방위사업 전체의 계획, 분석에도 능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무기를 전력화시킨 경력까지 합치면 방위사업 종합 설계자라고 불러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문외한 사장 악순환 끊은 뒤 성과는?
지금까지 KAI 사장들은 항공, 방산을 모르는 비전문가 낙하산들 차지였습니다. 최악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친구이자 예비역 공군 중장인 강구영 8대 사장으로 꼽힙니다. KAI가 수십년 길러낸 인재를 마구 해고하고, 정체불명의 끄나풀들을 KAI에 모아놨다는 말이 지난 몇 년 동안 공공연하게 회자됐습니다.
7대 안현호 사장과 6대 김조원 사장은 행정고시 출신의 관료였습니다. 방산을 알 턱이 없었습니다. 항공사업, 방산 공부하는 데도 임기 3년은 짧았습니다. 비전문가 항공 문외한 사장들로 인해 KAI는 수십 년 멍들었고, 그래서 이제부터는 전문가를 사장에 앉혀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습니다.
강구영에 의해 숙청당한 류광수 전 KAI 부사장(현 한화에어로 부사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KAI 전문가 사장 시대가 올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습니다. 류광수 부사장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김종출 내정자가 트로피를 거머쥐었습니다. 방위사업 종합 설계자라고 불리는 방산 전문가인 만큼 자격은 빠지지 않습니다.
KAI 차기 사장은 강구영 시대를 딛고 성과를 내야 합니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의 개발 마무리는 기본이고, KF-21 수출 테이프를 끊어야 9대 사장의 성공을 운위할 수 있습니다. 모 방산업체 임원은 "국뽕의 취기에서 벗어나 순수한 경제와 방산의 논리로 봐야 K-방산의 총화인 KF-21의 수출 가능성이 생긴다", "KAI 신임 사장의 어깨에 KF-21 수출이 달려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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