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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9 북극 생태계 방어막 '해빙', 절반 사라졌다
03:48 해빙 사라지면 북극곰은 얼마나 버틸까?
05:57 살아남기 위한 북극곰의 새로운 전략?
05:57 동물들은 기후위기 적응했을까?
북극곰 좋아하시나요? 전 좋아하는데요.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이자 머나먼 북극에 살고 있지만, 유독 친숙한 동물입니다. 최대 몸길이가 3m까지 자란다는 보고도 있는데요. 그런데 이 거대한 생명체가 온난화의 영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엔 기후 변화로 인한 유전적 변이까지 확인됐는데요. 왜 이런 변화가 생기는 걸까요.
1. 북극 생태계 방어막 '해빙', 절반 사라졌다
북극은 전 지구 평균보다 온난화 속도가 2~3배 빠른 곳입니다. 이걸 '북극 온난화 증폭'이라고 합니다. 북극의 바다 위엔 바다 얼음인 '해빙'이 떠 있죠. 이 해빙은 북극을 대표하는 얼음임과 동시에 북극을 지켜주는 매우 중요한 방어막이기도 합니다. 햇빛의 강한 에너지가 북극해로 들어오면 새하얀 해빙에 반사돼 나가기 때문이죠. 반사율을 나타내는 알베도(Albedo)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해빙은 이 알베도가 높은, 즉 반사율이 높은 물체에 속하는데 얼음이 없는 바다와 눈이 쌓인 해빙은 반사율이 최대 15배나 차이납니다. 문제는 온난화로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이 해빙이 녹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방어막이 사라진 북극엔 더 많은 열 에너지가 전달되고 그렇게 점점 더 빠르게 많은 얼음이 녹는 피드백이 작용하게 되는 겁니다. 실제 사라진 해빙을 나사의 위성 자료로 살펴봤다니, 지난 45년간 북극 해빙의 절반 정도가 사라졌습니다. 면적으로 3~3.5백만 제곱킬로미터가 사라진건데 두께를 1.5m로만 놓고 계산해봐도 약 4조 톤의 얼음이 녹아 없어진 겁니다. 해빙은 면적도 중요하지만 두께도 매우 중요합니다. 'Sea ice age', 즉 해빙의 나이로 해빙의 두께를 계산할 수 있는데요. 현재는 1년생 해빙들, 즉 주로 두께가 1m 이하인 해빙들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이런 얇은 해빙들은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면 금방 깨져 없어질 수 있습니다. 또 북극의 여름철을 나기에도 역부족입니다.
2. 해빙 사라지면 북극곰은 얼마나 버틸까?
북극곰과 이 해빙이 대체 무슨 연관이길래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요. 북극곰은 사냥, 짝짓기, 휴식 등 대부분 삶을 해빙에 의존해 살아갑니다. 특히 먹이사냥과 관련해 해빙은 북극곰에겐 없어선 안될 존재입니다. 북극곰의 주 먹이가 물범인데, 북극곰이 물범을 사냥할 때 해빙 중간중간에 있는 물범들의 숨 구멍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물범이 이 구멍으로 숨을 쉬러 나올 때 북극곰이 앞발을 이용해 사냥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늦봄과 초여름에 집중적으로 사냥을 하면서 1년 동안 필요한 에너지의 3분의 2를 얻습니다. 그런데 기온이 올라가면서 봄철 해빙이 일찍 녹아 없어지고, 심지어는 해빙이 사라지면서 북극곰들이 먹이 사냥에 애를 먹게 되는 겁니다. 어차피 금식 기간이 길었던 동물이니까 해빙이 사라지는 것도 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데요. 여기엔 사냥 기간에 충분한 에너지를 섭취한다는 전제가 있죠. 토론토 대학교 연구팀이 북극곰의 금식 기간과 그 한계치를 연구했는데요. 연구팀은 지역별 평균 체중, 체지방량, 활동량, 성장 단계 등을 기준으로 성체 수컷, 성체 암컷, 새끼 북극곰의 금식 기간의 한계를 연구했습니다. 체지방률에 따라 버틸 수 있는 금식기간이 달랐는데, 성체 수컷의 경우 약 200일 전후였습니다. 성체 암컷은 체지방률에 따라 최대 420일을 버틸 수 있었지만 새끼 곰을 키우는 경우엔 67일로 급격히 짧아졌습니다. 해빙이 녹으면 더 멀리 수영해야 하는 등 과도한 활동으로 체중이 감소하고 생존율이 점점 낮아지는 겁니다. 탄소배출 시나리오에 따라선 대부분 금세기 중반에 성체 수컷부터 새끼까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살아남기 위한 북극곰의 새로운 전략?
상황이 이쯤 되자 북극곰들도 전략을 바꿨습니다. 고래 사체, 바다오리 알, 순록 등 다른 종류의 먹이 사냥 빈도를 늘렸고, 최근엔 고래를 직접 사냥하기까지 시작했습니다. 벨루가라고 잘 알려진 흰돌고래를 사냥하는 모습은 2023년 방영된 SBS '고래와 나'에서도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은걸까요? 최근 그린란드 남동부 지역에서 그동안의 북극곰들과 구분되는 새로운 아집단이 발견됐습니다. 같은 종이지만 지리적, 생태적 이유로 구분돼 개체인 겁니다. 이들은 해빙이 거의 사라진, 북극의 미래라고도 불리는 그린란드 남동부에서 독립적인 집단을 이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외부와의 교류도 거의 없고, 다른 북극곰들과 다른 유전적 특성 등을 갖고 있어,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이 지난 2022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지에 보고했습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연구팀이 이 개체들을 분석해 봤는데요. 유전적 변이를 일으키는 '점핑 유전자', 즉 전이요(transposon)가 이 북극곰들의 몸에서 활성화 된 것을 파악했습니다. 점핑 유전자라 불리는 이 유전자는 우리 몸속에도 있는데요. 외부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질 때 세포 내에서 다른 유전자로 삽입되거나 또는 다른 유전자를 활성화 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 유전자 중엔 45% 정도가 이 점핑 유전자이고요. 다른 동식물에도 점핑 유전자가 있습니다. 한 예로 옥수수를 보면 알갱이별로 다양한 색을 띄는 옥수수들이 있는데, 이 색들이 바로 점핑 유전자의 영향입니다. 영국 연구진이 그린란드 남동부 북극곰들 몸에서 이 점핑 유전자, 전이요소가 활성화된 지점을 연구해보니, 에너지 대사를 관장하는 Foxo 유전자, 또 해당 유전자와 관련된 많은 유전자들에서 전이요소의 활성이 발견됐습니다. 연구팀은 북극곰들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그린란드 남동부의 기후, 해빙이 없는 환경 등에 적응하기 위해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는 쪽으로 변이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4. 동물들은 기후위기 적응했을까?
그럼 이번 북극곰 사례를 기후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적응한 기후 적응에 사례로 볼 수 있을까요? 이는 절반만 맞는 이야깁니다. 실제 척박해진 환경에 동물 스스로가 적응한 좋은 예시는 맞습니다. 다만, 이 적응이 기후변화로 인해 변해버린 먹이환경과 서식지를 되돌려주진 않습니다.
[앨리스 고든/이스트앵글리아대 생물과학부 박사 : 어느 정도는 북극곰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북극곰을 생존하게 하고 멸종하지 않게끔 막는 방어막은 탄소배출 줄이는 겁니다. 탄소 배출로 인해 해빙이 침식되고, 북극곰이 먹이를 사냥하던 곳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를 진행했던 고든 박사는 북극곰이 기후변화에 적응하며 벌어준 이 시간을 인간이 절대로 허투루 사용해선 안된다고 강조합니다. 현재 많은 미래 예측 시나리오에선 2050년쯤에는 북극곰의 3분의 2가 사라지고, 2100년에는 완전히 멸종할 거라고 예측합니다. 생존을 위한 북극곰의 사투. 머지 않은 미래엔 북극곰이 아닌 우리가 사투를 벌여야 합니다.
(취재 : 서동균,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김세희,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AFTER 8NEWS] "북극곰도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온난화로 멸종한다는 북극곰의 반전 근황
입력 2026.02.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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