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겠다며 지난해 7월부터, 아동 입양을 민간이 아닌 국가가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입양을 원하는 예비 부모들 사이에선 포기하고 싶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박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거실 한구석에 아이 키재기용 자를 붙여둔 A 씨,
[A 씨 : (키가) 요만할까요? 날짜 적고 이런 거 해보고 싶었어요.]
설날을 아이와 함께 보내길 기대했지만 허사였습니다.
아이를 입양하려면 부모 상담과 가정조사 등을 거쳐야 하는데, 지난해 7월 입양 관리 업무가 민간에서 국가로 넘어가기 전에는 관리 주체가 바뀌니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국가가 관리한 뒤로도 절차는 늦어지고 있습니다.
[A 씨 : 공공 체계로 넘어가기 때문에 뭔가를 할 수가 없다. (보건복지부가) 가이드라인을 줄 거니까 좀 확실해지면 그때 안내를 좀 하겠다(고 말했어요).]
적격 심사를 통과했지만 아이와의 결연은 이뤄지지 않았고, 사유도 통보받지 못했습니다.
입양을 신청한 지 2년.
A 씨는 뭘 보완해야 할지도 모른 채,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결연 심사 위원회에 다시 상정되기만 바라고 있습니다.
[A 씨 : 지지부진한 과정을 겪으면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나'라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
1년 5개월 전 입양을 신청한 B 씨도 지금까지 가정조사만 마친 상태입니다.
[B 씨 : (사회복지사) 한 명이 다 한다, 상담·가정조사·사후관리까지 다 맡고 있고 담당 지역도 전남·전북·충청까지 너무 넓어서 시간이 지연된다 설명하셨고.]
민간이 관리하던 지난 2022년부터 3년간 한 해 평균 162명의 입양이 허가됐지만, 정부가 관리한 뒤로는 입양이 완료된 아동이 아직 한 명도 없습니다.
현재 대기 중인 아동은 274명입니다.
[C 씨 : 예비 입양 부모들은 신청조차 원활히 할 수 없었고 기다리는 아동들은 시설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시일이 지날수록 아동의 입양 후 적응이 어려운 만큼, 영국은 입양 자격심사에 2개월, 적합성 조사에 4개월 등 권장 시한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제도 전환 초기인 만큼 과도기적 상황"이라며, "효율적 운영 체계와 예산, 인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최호준, 영상편집 : 장현기, 디자인 : 한흥수·황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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