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텔레그램에서 일본 이름의 여성이 인사를 건네며 말을 걸어온 경험 한 번씩 있으실 텐데요. SNS로 접근해 대화하며 신뢰를 쌓고, 여자친구가 된 것처럼 속여 남성들의 돈 수십억 원을 가로챈 캄보디아 조직이 적발됐습니다.
보도에 배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 미래를 위한 적금이다' '이자를 잘 모아 부모님께 말하자'
데이트 통장을 만든 연인 간 대화로 보이지만, 사실은 치밀하게 계획된 캄보디아 피싱 범죄조직의 시나리오 대사였습니다.
처음엔 SNS에서 한국인 남자친구를 찾는 일본인 여성인 척 접근합니다.
이후 일주일에서 3개월가량 대화를 나누며 연인 관계로 발전합니다.
'코인 연애 적금'을 들자거나, 쇼핑몰 구매대행 수수료 부업을 권유하며 돈거래를 트는 게 다음 단계입니다.
가짜 사이트로 유도해 한동안 이자나 수수료를 제공하면서 신뢰를 쌓은 뒤 고액 입금을 유도하는 식입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여성 조직원이 직접 전화까지 합니다.
[피싱 피해자 - 조직원 대화 : 그러니깐 지금은 넣어야 한다는 거지? 남은 금액. (어, 처리하면. 근데 오빠 그거 처리하면 문제없대. 오빠 지금 걱정이 너무 많아.)]
실제 대학교 교직원 이름을 도용해, 수천만 원어치 물건을 대리구매하는 것처럼 속이는 이른바 '노쇼' 사기와 검찰과 금감원을 사칭하는 전형적인 사기 행각도 벌였습니다.
이런 과정에 중국인 총책이 확보한 개인정보들을 바탕으로 피해자들이 자신의 전화에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해 실제 금감원과 검찰에 전화해도 범죄조직으로 연결되게 만들었습니다.
[이승훈/서울경찰청 피싱사기수사3계장 : 피해자는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한 전화(번호)로 전화했기 때문에, 당연히 검사인 줄 알고….]
이런 범죄들을 저지른 캄보디아 피싱 조직 두 곳에 당한 한국인 피해자들은 68명.
피해금액은 105억 원에 달했습니다.
경찰은 조직원 49명을 붙잡아 37명을 구속하고, 범죄수익 10억 원을 몰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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