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연출작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18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장항준은 자체 최고 흥행 기록('기억의 밤' 누적 관객 138만 명)을 가볍게 넘기고 '천만 감독' 타이틀도 넘볼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위기의 순간도 임박했다. 장항준 감독은 지난 1월 29일 SBS 파워FM '배성재의 텐'에 출연해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이 되면 어떻게 하겠나"는 질문에 "천만이 될 리도 없는데, 만약에란 가정하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게)되면 전화번호 바꾸고, 개명하고, 성형하겠다. 아무도 날 못 알아보게 어디 다른 곳으로 귀화할까도 생각 중"이라고 답했다.
개봉을 앞두고 홍보차 출연한 라디오 방송에서 큰 생각 없이 내뱉은 흥행 공약이었다. 당시로서 '천만'은 꿈의 수치였고, 현실적인 목표도 아니었다. 그러나 개봉 4주 차에 접어든 지금 '천만 흥행'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게 됐다.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18일 만에 전국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1000만 영화인 '왕의 남자'(29일)의 600만 돌파 시점을 이틀 앞선 것이며, 1200만 흥행작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동일한 흥행 속도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 법이다. 그러나 장항준 감독의 성공에는 많은 영화인과 지인들의 진심 어린 축하가 쏟아지고 있다. 영화감독으로서 오랜 기간 흥행과 인연이 없었고, 아내인 김은희 작가가 일찌감치 큰 성공을 거두며 '김은희의 남편'이라는 수식어로 불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긍정적인 사고와 따뜻한 마음으로 일과 사람을 대했던 인품의 소유자기 때문이다.
오랜 지인인 윤종신은 짓궂은 축하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윤종신은 지난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이 정도까지 바란 건 아닌데... 거들먹거리는 건 어찌 보나"라는 글과 함께 '왕과 사는 남자' 600만 돌파 기념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장항준 감독은 '600만' 풍선을 들고 활짝 웃고 있었다.
장항준 감독은 조만간 개명과 성형이라는 공약 이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게 대수인가. 화양연화(花樣年華: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는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 아니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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