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프 핵심요약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확산되고 있으나, AI 판독기의 수치적 판단을 맹신하기보다 AI 활용을 상수로 가정하여 비판적 사고와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학벌은 인재 판별의 대용물로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미래에는 특정 학과보다 여러 분야를 횡단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융합적 전문성과 핵심 역량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AI 공포 마케팅에 휘둘리지 말고, 기술을 빠르게 배우는 속도보다 기초 역량을 바탕으로 AI를 주체적으로 제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AI가 덮친 대학가? 리포트와 시험 부정행위 어떻게 하나
Q. 최근에 대학가 집단 부정행위 큰 뉴스였잖아요. 시험 때 AI를 활용하는 건데, AI 판독기도 있더라고요.
그게 유용할 수는 있는데 정답일 수가 없는 게, 그건 확률로 답을 주거든요. 학생이 AI로 썼다 안 썼다는 절대적 판단이 불가능하고, AI를 사용했을 때 보이는 몇 가지 패턴들이 있어요. 그 패턴들이 많이 보이면 'AI로 썼을 가능성이 75%다, 14%다' 이렇게 숫자를 준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걸 가지고 어떻게 판단해요?
미국에서는 그런 일도 있었어요. AI로 썼다는 가능성이 80 몇 %가 나와서 교수가 F를 줬어요. 그러니까 이 학생이 강력하게 항의를 하면서 '내가 썼다' 주장한 거예요. 그러면 와라. (그 학생이) 와서 실제로 그 에세이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해봤더니 직접 쓴 게 맞는 거예요. 그래서 학점을 고쳐준 다음에 이상하다 싶어서 교수가 자기가 쓴 논문을 넣어봤대요. 그랬더니 75%가 나온 거야. (웃음) 그건 베낄 수가 없죠, 옛날에 썼으니까.
AI가 요즘에는 정말 지속적으로 학습을 하거든요. 그래서 전 세계에 있는 문자화된 거는, 그게 다 글자 그대로 메모리로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그 패턴은 다 들어가 있어요. 이 교수의 논문도 이미 AI 패턴에 상당 부분 내용이 들어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이런 주제로 써줘' 그러면 그것들을 활용해서 쓰게 되니까 이 교수의 글과 굉장히 비슷한 글이 나올 수 있는 거죠.
물론 정말로 독창적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죠. 그런데 사실 그렇기는 쉽지 않잖아요. 이걸 맹신하는 건 위험하고,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두 배로 위험합니다. 요즘 똑똑한 학생들은 이렇게 해요. AI로 쓴 것들은 다 표가 나는 게, 애들이 이메일에서는 너무너무 공손하다는 거예요. 평상시에는 제멋대로고 인사도 잘 안 하던 애가 이메일은 너무 공손해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부터 시작해서, 이게 다 AI 문체거든요. 그런 거에서 딱 티가 나는데.
그래서 똑똑한 학생들은 어떻게 하냐면, 일단 어떤 주제에 대해서 AI한테 글을 쓰게 합니다. 그걸 받은 다음에 다시 집어넣어요. 그래서 AI가 안 쓴 것처럼 중간에 비문도 좀 넣고. 왜냐하면 AI는 비문이 하나도 없고 완벽한 문장이에요. 그런데 학부생들은 비문이 한두 개 없기가 되게 어렵거든요. 비문을 써놓고도 비문인 줄도 몰라요. 그런데 AI는 비문이 하나도 없으니까 금방 들통나죠. 그래서 '비문도 몇 개 집어넣고 어색한 표현도 집어넣고 내 개인적인 얘기도 억지로 만들어 집어넣어' 이렇게 약간 불완전하게 만든 다음에 제출을 하는 거예요.
Q. 자연스럽게. '100점으로 만들어 줘'가 아니라 '85점 정도로 해 줘' 하면 거기에 맞춰서 또 해 주니까.
그래서 그거를 과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요. 기본적으로는 평가 방법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그럼 기존 평가 방법이 나쁜 방법이냐? 절대로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글을 읽고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해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다른 글과 연결 짓는 능력은 키워야 됩니다.
그런데 더 이상 서평을 써오라고 한 다음에 그걸로 지필고사 봐서는 안 되는 게, 다들 AI 쓸 거니까. 억지로 막기보다는 이 중요한 능력들, 핵심 역량들을 어떤 방식으로 새롭게 평가하느냐. 학생들이 AI를 다 쓴다고 상수로 가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평가하는 게 좋은지를 고민해야 됩니다.
Q. 중학교 2학년·초등학교 6학년 올라가는 저희 아이들도 AI의 맛을 알아버렸어요. 예를 들면 '우주여행을 하고 싶은 이유 세 가지를 써라' 이런 글쓰기 숙제가 있다면 옛날에는 멍 때리고 자기가 생각도 하고 저한테 물어보고 책 보고 이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요새는 치면 나오죠. '애들이 쓰면 어떡해?'라고 말하기엔 너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고, 그렇다고 놔두자니 사고하는 힘 자체가 사라지는 거잖아요. 어떻게 해야 되나, 정말 부모로서 고민되는 지점이라서.
교사들께는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그런 숙제 내시면 안 되는 거예요. AI가 너무 쉽게 할 수 있는 숙제를 내면 학생들은 'AI 쓰지 마'라고 얘기해도 AI를 100% 쓸 거거든요. '우주여행을 가고 싶은 이유 세 가지 써 와'가 아니라 '우주여행에 대해서 네가 생각하기에 제일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해서 조사하고' 그러면 당연히 AI 쓰겠죠.
'그 조사한 내용 중에서 특히 이해가 잘 안 됐던 부분을 하나 지적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친구들의 의견들을 종합해서 얘기해라'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줄 수 있게 숙제를 내야지, 그냥 '우주여행 가고 싶은 세 가지 이유 써 와' 이거는 안 된다는 거죠.
AI 시대에도 학벌은 여전히 존재할까
Q. 요새 애들한테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 가라' 이런 말 해도 돼요?
저는 여전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출연한 어떤 유튜브에서 그 내용을 좀 혹하게 만들기 위해서인지 제목을 'AI 시대에 학벌은 필요 없다' 이렇게 달았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일단 분야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학벌이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게 될 가능성은 높습니다. 기업이 학벌을 중시했던 이유는 학벌이 일종의 '프락시(대용물)'이었기 때문이에요. 기업은 당연히 인재를 뽑고 싶은데, 어떤 사람이 인재인지 아닌지를 알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상 보고 알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진짜 일을 시켜봐야 아는데, 좋은 성적으로 입사 시험을 통과했는데 일 시켜보면 못 하는 친구도 있고, 시험은 잘 못 봤는데 일을 시켜보면 잘하는 친구도 있단 말이에요.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인재를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으로서 학벌을 사용한 거예요.
좋은 대학 들어가려면 '일단 성실하겠지.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했고 머리가 웬만큼 되고' 그러니까 학벌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걸 사용했다기보다는 인재를 판별하는 기준이나 평가 방법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그걸 사용했는데, 특히 IT 분야에서는 이게 너무 명명백백하게 판단이 되거든요. 딱 프로그래밍 시켜보거나 인공지능에서 해결할 수 있는지 시켜보면 어떤 사람은 하고 어떤 사람은 못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AI는 당분간은 디지털 분야에만 국한될 겁니다. 물론 피지컬 AI가 발전하면 점점 영역이 늘어나겠지만, 지금은 IT처럼 뭔가 디지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분야에 훨씬 더 AI가 집중적으로 활용될 텐데, 우리 직업 중에는 그렇지 않은 분야도 많거든요. 그런 분야에서는 어떻게 의사소통하고 어떻게 견해를 모으고 통합력을 발휘하고 등을 평가해야 되는데 이 평가가 쉽지 않으니까, 당분간은 그런 분야에서는 그래도 좋은 대학을 나왔고 좋은 학점을 받았으면 그런 것들을 잘하겠구나 하는 거죠.
그게 진짜로 중요해서가 아니라 그거를 일종의 프락시로 사용을 하게 될 거예요. 당분간은 그게 약화되지만 남아 있을 것 같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고. 다만 좋은 대학 자체가 목적이면 안 되고,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돼야죠.
Q. 학벌이 의미가 없으면 무의미한 질문이 될까 싶었는데, 5년 뒤 10년 뒤 뜨는 학과 지는 학과?
그건 진짜 어려운데요. 이것도 또 오해의 여지가 있는 말들을 해서. '철학과가 뜬다' 같은 말이 있잖아요.
Q. '오히려 문과가 뜰 수도 있다'?
학습 능력이 뛰어나고 통찰력, 분석력 등 핵심 역량들을 갖췄을 때 의미가 있는 거고, 그 능력들을 꾸준히 갖추고 그에 더해서 이제는 여러 전공들을 가로지르는 공부를 해야 됩니다. 융합형으로.
여러 분야라고 해서 잡학박사가 되라는 뜻은 아니에요. 이것도 조금 하면서 저것도 조금 하는 게 아니라, 자기 분야에 대한 철저한 전문성을 가지고 다른 분야와 의사소통이 되는, 그래서 그 분야로부터 뭔가를 얻어와서 자기 분야 문제를 해결하거나 그 분야와 협업할 수 있는. 아직까지는 인공지능이 그렇게 여러 분야들을 가로지르는 걸 잘 못 하거든요.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훨씬 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학과보다는 어떤 분야의 횡단 능력이나 학습 능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지금 뜨고 있는 AI 학과 같은 것이 10년 뒤에는 또 어떻게 될지.
그래서 어떤 과가 좋을지 예측하는 건 저같이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절대로 못 하고요. 어떤 과가 뜰 지는 모르지만 핵심 역량을 갖춘 사람이 뜰 거라는 건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왜냐하면 그게 아직까지는 AI가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은 여전히 상당 기간은 인간 밖에 못 할 거거든요. 그래서 어느 과를 가든 그 능력은 꼭 갖추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AI 시대에는 우리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 걸까
Q.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면 좋을까요? 예를 들면 영어학원·수학학원 많이들 보내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기존 입시 체제가 바뀌지 않는 한 학원 보내지 말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학원이 효과가 있잖아요. 물론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사람은 오히려 더 망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학원 선생님들이 돈을 그냥 버는 게 아니잖아요. 열심히 다 준비해서 가르치고.
그런데 학원이 시험은 잘 보게 하지만 한 가지 경고 드릴 건, 애들을 훨씬 덜 적극적으로 만들고 자율성이 떨어지게 만듭니다. '교수님 왜 수업 시간에 말씀 안 하신 걸 시험 문제 내셨어요?' 이런 거예요. 그래서 '이게 무슨 말이지?' 저는 역량을 테스트하려고 노력했는데 애들이 '그거 수업 시간에 안 다루셨잖아요' 그러는 거예요. 그게 너무 익숙한 거예요. 학원에서 자기는 가만히 있으면 떠먹여 주는 거죠. '이거 공부해, 이거 외워'
그러니까 스스로 생각하거나 스스로 탐구하거나 범위를 벗어나서 뭔가를 융합하고, 이런 생각을 못 하는 위험성이 있다는 건 부모님들이 꼭 이해하셔야 돼요.
Q. 요새 애들은 '학원 숙제=공부'예요.
그거 외에는 전혀 안 하잖아요. 그래서 '학원을 다니지 말라'는 것은 기존 입시제도가 있는 한은 불가능할 것 같고요. 그렇지만 학원 공부가 엄청나게 제한적인 능력만 키워준다. 그런데 AI가 많이 쓰일 미래 사회는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학원에서는 절대로 키우기 어려운 능력들이 필요하고, 그 능력은 서로 협동 작업이나 의사소통 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서, 책도 읽고 혼자 생각하는 능력을 통해서만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을 적어도 이해는 하고 계셔라.
시험 때문에 학원에 집중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쳐도 그게 절대로 전부 다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오히려 애들을 어떤 경우에는 망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Q. 철학과 교수님이니까 이런 질문 드리면 '학원 끊고 그 돈으로 책을 사라' 하실 줄 알았는데, 현실적인 조언을 주신 것 같아요.
공교육에서 AI를 잘 쓰는 법을 가르칠 수는 없을까
Q. 학교 공교육에서도 AI를 잘 쓰고 활용하는 법을 가르치면 좋을 텐데요.
우리가 디지털 교육은 앞서 나가고 도입에는 적극적인데 시간을 별로 안 주는 것 같아요. AI는 새로운 기술이고 장점만큼이나 위험성도 많잖아요. 그러니까 이거를 어떻게 교육에 도입해야 되는지 교사가 연구도 해야 되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서로 교류도 해야 되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돼요.
그런 과정들을 충분히 겪어서 '이렇게 써봤더니 좋더라' '초등생한테는 이렇게 쓰는 게 좋은데 중등생한테는 이렇게 썼더니 문제가 생기더라' 이런 걸 많이 축적하고 공유하면서 단계적으로 천천히 AI를 도입해야 되는데, 우리는 좀 급하잖아요. 'AI 교과서 전면 도입' 쫙 인프라 깔고. 교사도 아직 익숙하지 않은데 무조건 가르치라고 하고. 그래서 상당히 혼란이 많은 것 같습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AI를 무조건 써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지 말고, 저는 이걸 'AI 공포 마케팅'이라고 얘기하는데요. 'AI 빨리 안 배우면 너는 완전히 뒤처지고 낙오자가 되니까 빨리 써' 그래서 속도에 집중하는데,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고 보고요. AI를 잘 쓰는 게 중요해요. 어떻게 잘 쓸 것인가를 고민하고 연습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빨리 쓰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Q. AI 공포 마케팅, 그러니까 AI 기업들의 상술에 우리가 지금 놀아나고 있는 거예요?
'지금 이거 빨리 안 배우면 당신 큰일 납니다' 하는 분들이 얘기하는 걸 지금 안 배워도, 사실 필요할 때 배워서 일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훨씬 크지, 지금 미리미리 이것도 들어두고 이것도 해두는 거는 아니다.
오히려 기초 역량을, 예를 들어서 통찰력이라든가 비판적 사고력이라든가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해결하는 능력 등을 키워두고, 업무에 들어갈 때 이런 툴을 꼭 써야 된다면, AI 툴이 너무너무 많거든요. 빠른 학습 능력, 남들은 몇 개월씩 걸리는데 나는 일주일 만에 딱 배워서 쓸 수 있는 게릴라적 학습 능력을 갖추는 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
넘쳐나는 'AI 공포'? 우리가 공포감을 갖지 않아도 되는 이유
Q. 미디어에서도 AI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고, 너무 우리가 공포감을 갖고 있는 걸까요?
실제로 사회 전체로 볼 때는 대체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어떻게 AI를 개발해서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고민을 훨씬 더 많이 해야 된다. 우리도 AI를 숙명이나 피할 수 없는 부담으로 느끼기보다는, '파워풀한 도구인데 위험도 많으니 잘 관리 감독해서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 이렇게 훨씬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Q. 우리가 주체가 돼라.
그럼요. 우리가 주체가 되고, 따라가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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