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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는 침팬지…"야생 소변 샘플 20개 검사, 17개서 알코올 대사물 검출"

술 먹는 침팬지…"야생 소변 샘플 20개 검사, 17개서 알코올 대사물 검출"
▲ 나무 위에서 과일을 먹고 있는 우간다 응고고의 서부 침팬지

아프리카 우간다에 서식하는 야생 침팬지들의 소변 샘플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대부분 샘플에서 하루 두 잔가량의 술을 마신 수준의 알코올 대사물질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Berkeley) 로버트 더들리 교수팀은 25일 과학 저널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서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 내 침팬지들의 소변 샘플 20개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17개에서 하루 한두 잔(알코올 14g) 음주에 해당하는 알코올 대사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원숭이 등 영장류가 자연 발효된 과일을 먹고 알코올 섭취 능력을 진화시켰다는 음주의 기원에 관한 '취한 원숭이 가설'(drunken monkey hypothesis)'을 입증하는 증거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인류가 술을 마시게 된 것이 침팬지 등 영장류와 인간의 공통 조상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취한 원숭이 가설'은 학계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과일을 주요 먹이로 하는 야생 침팬지들이 발효 과일을 먹는 모습이 여러 차례 관찰됐고, 더들리 교수팀은 이전 연구에서 침팬지들이 하루에 먹는 과일에 발효로 생성된 알코올이 약 14g가량 들어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연구팀은 그러나 야생 침팬지들이 발효 과일을 통해 섭취하는 알코올의 양을 측정하려면 음주 측정기 사용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소변을 채취해 분석하는 게 유일한 선택이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나무 위에 있는 침팬지의 소변을 채취하기 위해 Y자 모양으로 갈라진 긴 나뭇가지 끝을 비닐봉지로 감싸 넓고 얕은 플라스틱 그릇처럼 도구를 만든 다음,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에서 나무 위 침팬지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11일 동안 소변 샘플 20개를 채취했습니다.

이들 소변 샘플은 19마리의 서로 다른 서부침팬지(Pan troglodytes)로부터 나왔습니다.

소변 샘플 분석에는 밀리리터당 300나노그램(ng/mL) 또는 500나노그램 이상의 알코올 대사물질(Ethylglucuronide)에 반응하는 상업용 시험지가 사용됐습니다.

분석 결과 20개의 소변 샘플 가운데 17개는 300ng/mL 시험지에 반응했으며, 11개는 500ng/mL 시험지에도 반응했습니다.

연구팀은 500ng/mL는 사람의 경우 최근 24시간 이내에 1~2잔(알코올 14g)을 마신 이후 예상되는 수치라며 약간 발효된 과일을 오전 내내 섭취한 침팬지에서 비슷한 수준의 알코올 대사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침팬지들이 대량으로 먹고 있던 스타애플들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당 함량은 약 20%, 에탄올은 중량 기준 0.0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침팬지들은 하루 약 4.5㎏의 과일을 먹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논문 제1 저자인 알렉세이 마로 연구원(박사과정)은 "이 연구 결과는 '취한 원숭이 가설'과 관련해 동물이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알코올을 경험할 만큼 환경에 알코올이 충분히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들리 교수는 그러나 "이 연구가 '취한 원숭이 가설'의 모든 공백을 메운 것은 아니다"라며 "침팬지가 에탄올 함량이 더 높은 과일을 선택적으로 섭취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이 가설의 마지막 고리로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leksey Maro/UC Berkeley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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