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유승은이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 여자 스키·스노보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에 선 유승은(성복고)은 메달을 획득한 주 종목 빅에어 외에 슬로프스타일 종목도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습니다.
유승은은 오늘(20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빌라 네키 캄필리오에 마련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회가 다 끝나서 후련한 마음도 있지만, 슬로프스타일에서 제 런을 다 성공하지 못해서 아쉽고 후회가 남기도 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2008년생 고교생 유승은은 지난 10일 열린 올림픽 여자 스노보드 빅에어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선수단에 두 번째 메달을 안긴 주인공입니다.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3번째 올림픽 메달이었고, 여자 선수가 처음으로 따낸 메달이기도 했습니다.
유승은은 "학교에서 인사도 잘하지 않던 친구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줘 고마웠고, 엄마 말로는 10년 전 유치원 어머니들에게서도 연락이 온다더라. 2018년 평창 올림픽 슬로프스타일 금메달리스트 레드 제라드(미국)가 경기를 재미있게 봤다며 메시지를 보내준 것도 기뻤다"며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그는 다른 종목인 슬로프스타일에서도 예선 3위를 차지하며 결선 무대를 밟았으나 3차 시기 모두 실수로 준비한 연기를 잘 펼쳐 보이지 못해 12명 중 최하위로 마쳤습니다.
빅에어는 보드를 타고 30m 넘는 슬로프에서 활강해 대형 점프대에서 도약, 점프와 회전, 착지, 비거리 등을 겨루는 종목이며, 슬로프스타일은 레일 등 다양한 기물로 구성된 코스를 통과하며 기술을 채점해 순위를 정하는 경기입니다.
"이번 대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빅에어 결선 첫 번째 시기였다. '와 이거 좋다' 싶었다"고 떠올린 유승은은 "슬로프스타일에선 아직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연신 짙은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이어 "제가 레일에서는 약한 면이 있어서 슬로프스타일에서는 제가 할 것을 다 했어도 입상권은 어려웠을 것 같지만, 중위권은 가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습니다.
끝에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유승은은 2024년 이후 발목과 손목이 연이어 골절되는 큰 부상을 겪고도 극복해 내며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고, 뜻깊은 메달도 목에 걸었습니다.
그는 "주변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응원해 주신 덕분이다. 저 혼자서는 절대 여기까지 못 왔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부상 부위에 대해선 "발목은 시간이 많이 지났고 회복해서 괜찮다. 보드에 충격을 세게 받으면 잠깐 아픈 정도다. 손목은 아직 직접 짚는 동작은 어렵지만, 일상생활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승은은 "2025년은 '스노보드하지 말 걸' 하는 생각의 연속이었는데, 지금 이 자리에 와보니 스노보드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미소 지었습니다.
한국 스노보드는 이번 대회 초반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김상겸(하이원)이 은메달을 목에 걸고, 유승은이 빅에어 동메달로 메달 레이스를 이어가며 처음으로 단일 올림픽 '멀티 메달'을 일궜습니다.
이어 유승은과 동갑 2008년생 여고생인 최가온(세화여고)이 하프파이프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며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유승은은 스노보드의 선전에 대해 "저는 보드를 잘 타는 것은 아니고 열심히 하는 선수인데, 가온이를 비롯해 다들 정말 잘 타고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요인을 짚으면서 "가온이의 경기를 보면서 1차에 세게 넘어지고도 3차 시기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을 보고 친구지만 존경스럽고 감명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열심히 하는 선수'라며 겸손해했지만, 유승은은 욕심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습니다.
올림픽에 출전하러 오면서도 수학책을 들고 올 정도로 공부도 놓치지 않으려 하고, 스노보드 종목도 주 종목인 빅에어뿐만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 경쟁하고 있는 슬로프스타일에서도 더 높은 레벨을 원하고 있습니다.
유승은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는 일본에서 에어매트 훈련을 위주로 해서 빅에어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슬로프스타일은 한 달 정도 이탈리아에서 레일을 타며 준비한 정도인데, 앞으로 둘 다 잘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대회 초반과 막바지에 경기가 나뉘어 있어서 지난달부터 장기간 이탈리아에 머문 그는 이제 귀국길에 올라 내일 오후 한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유승은은 "여기 오기 전엔 가장 먼저 이탈리아에 들어와 늦게 나가는 것이 올림픽을 온전히 느낄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에 들떴었는데, 있다 보니 너무 길게 느껴져 지금은 어서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며 "김치찌개와 소고기국밥, 순대국밥, 감자탕을 먹고 싶다. 외국의 한식당에서 먹는 것과는 다르다"며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이어 그는 "이번 대회만 보고 달려왔기에 다음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다음 올림픽에선 더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도록 연습을 더 많이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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