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왼쪽)과 트럼프 미 대통령
미국과 이란에서 협상 결렬에 따른 양국의 전쟁발발 위험을 가리키는 정황이 잇따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습니다.
WSJ는 현지시간 18일 보도에서 이란 정권이 최근 병력을 전진 배치하고 지휘 권한을 분산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주요 표적이 될 수 있는 핵 프로그램 운용 시설을 요새화하고 혼란 속에 내부의 적이 될 수 있는 반체제인사 탄압도 확대했습니다.
미국과의 핵 합의를 원하지만, 협상이 실패할 경우 정권의 생존 자체가 위태롭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됩니다.
이란 정부 내부에서는 이란과 핵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조건과 이란이 제시할 수 있는 조건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지난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 협상을 위한 두 번째 만남을 가진 이란과 미국은 가시적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이란은 미국에 구체적 제안을 가지고 2주 내에 다시 오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당한 진통을 겪는 협상 상황을 반영하듯 이란은 미국의 군사력 사용을 대비한 실질적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지휘부 와해 때 일선 부대가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방어 전략을 부활했고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는 혁명수비대 해군이 전진 배치하는 등의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핵 시설 방어 태세도 강화됐습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분석한 위성 사진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파한 핵 시설과 이른바 '곡괭이 산'(Pickaxe Mountain) 지하 터널 단지의 입구를 콘크리트와 암석으로 보강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습 피해를 최소화하고 미군 특수부대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미국은 이란과의 전면전 가능성에 대비해 전투기 편대를 중동으로 급파하고 있습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F-35 스텔스기와 F-16 등 미군 전투기 50여 대가 중동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장시간 공습 작전을 지원할 공중급유기들의 동선도 대거 동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전투기 증파가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습니다.
B-2 스텔스 폭격기나 B-52 전략폭격기가 본격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도록 길을 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번 군사력 증강이 협상에서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단인지, 실제 공습을 염두에 둔 조치인지는 불분명합니다.
미국 행정부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전쟁을 만류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향후 몇 주 안에 군사 행동이 일어날 확률은 90%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루빈 전 미국 국방부 관리는 "트럼프식 전술은 위기를 고조시켜 협상력을 높인 뒤 완화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전쟁을 원치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외교를 성공시키려면 실제로 전쟁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