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 시간 14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1년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안보 포럼인 뮌헨안보회의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유럽을 향해 쏟아낸 적대적인 독설과 훈계에 충격에 휩싸였던 유럽이 올해는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미국 측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현지 시간으로 어제(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회의 이틀째 연설에서 유럽과 미국의 공동 유산을 강조하면서 대서양 동맹의 분열보다는 화합에 방점을 찍는 듯한 발언을 내놨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둘러싼 이견, 도널드 트럼프 대통이 휘두른 관세 칼날,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향한 미국의 병합 야욕 등 1년 새 대서양 양안 관계를 크게 출렁인 게 한 일이 연속된 뒤 열린 회의인 만큼 미국이 유럽에 또 어떤 '독한' 발언으로 몰아붙일지가 국제 사회의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정작 연설에 나선 루비오 장관은 미국을 "유럽의 자식"이라고 부르며 미국과 유럽의 역사적, 문화적 뿌리가 동일하다는 점을 언급하고, 유럽이 여전히 미국의 동맹이며 양측이 공동 운명체라고 말하는 등 한층 '톤 다운' 된 발언을 내놨습니다.
1년 동안 긴장으로 점철된 유럽과 미국 관계를 다독이려는 듯한 루비오 장관의 연설에 회의장을 채운 유럽 참석자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안도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번 연설에 대해 "매우 안심됐다"고 말했고,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루비오를 '진정한 파트너'라고 추켜세웠습니다.
대서양 동맹 관계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루비오 장관의 연설에 대해 미국 CNN 방송은 밴스 미 부통령의 1년 전 강경 발언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열린 지난해 회의에서 밴스 부통령은 "마을에 새 보안관이 왔다"며 트럼프 행정부 체제에 순응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유럽 전역에서 언론의 자유가 후퇴하고 있다"고 비난, 유럽과 갈등을 고조시켰습니다.
한편으로는 일견 부드러워진 태도와는 달리 이날 루비오 장관의 연설을 뜯어보면 내용 자체는 유럽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입장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럽은 여전히 경계를 풀지 못하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 등 외신은 진단했습니다.
폴리티코는 '미국의 뮌헨 유화 공세, 유럽에 대한 더 강경한 노선을 감추다' 제하 기사에서 루비오 장관이 이날 연설에서 유럽을 향해 온정적이고, 심지어 친밀한 접근법을 택했지만, 메시지 자체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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