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운전을 도와줘서 편하긴 하지만, 너무 믿어선 안 되겠습니다. 이 기능을 쓰다 발생한 사고가 5년 사이에 6배 넘게 늘었습니다.
김혜민 기자입니다.
<기자>
화창한 날 고속도로.
앞선 차들이 서행하고, 경고음까지 들리는 데도 그대로 앞차를 들이받습니다.
램프 곡선 구간에서 제한 속도를 넘어 달리면서 분리대와 충돌하고, 차선을 변경하는 앞차를 들이받기도 합니다.
갓길에서 고장 난 트럭을 살피던 운전기사를 치어 숨지게 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앞만 똑바로 봤어도 쉽게 막을 수 있던 이 사고들은 모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라는 운전 보조 장치를 쓰다 난 사고들입니다.
차선 이탈을 방지하고,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해 가며 일정 속도를 유지하는 기능입니다.
한 자동차보험 업체가 가입 차량들의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고속도로에서 이 기능을 쓰다 일어난 사고는 2020년 15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01건으로 6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차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60%가 넘었고, 옆에서 끼어든 차량을 충돌하거나, 앞에 가던 차량을 뒤에서 추돌하는 경우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크루즈 컨트롤을 믿고 방심하다 사고로 이어지는 건데, 이 기능은 아직 주변 사물 인식과 판단에 기술적 한계가 있습니다.
[김선호/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 : 정지 물체나 차로에 치우쳐져 있거나 차로의 사고로 인해서 사선으로 위치해 있거나 혹은 급히 끼어드는 물체 악천후, 저조도, 이륜차 등은 사실 인지를 하기 어렵다.]
특히 차로 이탈 사고는 다양한 형태의 차선을 인식하지 못해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호근/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우리나라 도로 상 고속도로 노선이 지워진 거나 비정형이라고 그러죠, 공사 구간 같은 데서 차선이 연결성이 떨어지는 케이스들이 발생….]
현행 도로교통법상 운전 보조 장치가 작동했다 하더라도 안전운전의 최종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해당 기능을 맹신하지 말고, 항상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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