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
중국이 미국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스캔들의 배경에 서구 민주주의와 사법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면서 관영매체를 통해 비판했습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엡스타인 스캔들로 미국을 포함한 서구의 추한 얼굴이 드러났다고 지적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잇따라 게재했습니다.
10일 '엡스타인 사건, 제도적 실패의 추한 얼굴'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은 "엡스타인 사건은 서구 민주주의 내부의 깊은 역설을 드러냈다"고 지적했습니다.
필자는 알제리 바지 모크타르-안나바 대학교 법학·정치학부 부교수인 칼레드 셰블리였습니다.
그는 "서구 사회는 여성 권리, 아동 보호, 사법 독립을 옹호하며 세계 인권 담론에서 도덕적 지도자로 자리매김해왔다"며 "그러나 자국의 엘리트 네트워크 안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하면 법 집행은 주저되고 선별적으로 이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모순은 전 세계적으로 인권 옹호에 대한 신뢰성을 약화시킨다"며 "원칙이 불균형하게 적용될 때 그것들은 보편적 규범이라기보다는 권력의 도구로 인식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엡스타인 스캔들을 사례로 들어 서구 사회가 과연 인권 문제에 대해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를 문제 삼는 듯한 이러한 논조는 최근 홍콩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에 대한 징역 20년 판결 상황과 맞물려 부각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홍콩 민주화 인사이자 78세로 고령인 지미 라이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실상의 종신형에 해당하는 판결을 최근 내리면서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앞서 베이징의 평론가 쉬잉도 9일 '미국판 공포 스토리: 엡스타인 문건이 드러낸 국가의 구조적 결함'이라는 기고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미국의 자유민주주의가 보고 싶어 하지 않는 현실을 비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 현실이란 정의가 협상 가능하며 책임은 선택 가능하며 엘리트는 법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보호받는다는 것"이라면서 "다른 나라에는 투명성과 인권을 설교하는 데 능숙하면서도 자국에서는 제도적 도움 하에 조용히 처벌을 피하는 것이 가능한 현실을 드러낸다"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차이나데일리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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