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살해한 아들, 친형도 살해했을까?
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부산 일가족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지난 2025년 3월 26일 새벽녘, 부산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얼굴과 목, 복부 등 무려 열네 군데가 찔려 사망했다. 특히 범행에 사용된 세 자루의 칼 중 부러진 칼날 하나는 피해자의 가슴에 박혀 있어 섬뜩함을 자아냈다.
피해자는 혼자 살던 60대 남성 장 씨. 그리고 용의자는 그의 둘째 아들 장도철이었다. 새벽 5시경 피해자를 찾아온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한 것.
그리고 장 씨는 수사 과정에서 아버지를 살해하기 3개월 전 자신의 친형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2024년 12월 31일, 서울의 한 원룸에서 구운 달걀을 먹다가 기도폐색질식사로 사망한 형도 사실 자신이 살해했다는 것.
아버지와 형까지 살해한 패륜 범죄로 기소된 장 씨. 그런데 그는 돌연 진술을 번복했다. 형이 사망하기 전 그의 집을 방문한 것은 맞지만 자신이 나올 때만 해도 분명히 살아있었다는 것. 특히 그는 경찰의 강압수사로 인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아버지를 살해한 것도 어릴 적 가정폭력 트라우마로 아버지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재판에서도 오열 수준으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한 장 씨.
성실한 삶을 살아온 장 씨의 형인 장도영 씨. 그가 사망한 당시의 모습은 그를 아는 사람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체중 관리를 철저하게 했던 도영 씨. 그가 최근 먹은 적도 없던 달걀을 먹다가 사망한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것. 또한 평소 절약을 하던 그가 방안 보일러는 켜둔 채로 온열기는 작동시키지 않는 것이 의아하다고 했다.
피의자 장 씨는 형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 그를 찾아왔다고 했다. 그리고 함께 저녁 식사를 한 후 감기 기운이 있는 형에게 쌍화탕을 사다 주었고 차에 있던 달걀도 하나 건넸다는 것. 그 후 자신은 집을 나섰고 그 당시 형은 살아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사망자의 부검 결과 졸피뎀 성분이 고농도로 검출되었다는 것에 주목했다.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구할 수 있는 졸피뎀을 5알에서 10알 정도를 복용한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이에 법의학자는 "졸피뎀 성분이 이 정도인데 본인이 스스로 달걀을 까서 먹다가 사망했는 것은 불가능한 일. 자살이라고 할 때 졸피뎀을 그렇게 과량으로 복용하고 달걀을 먹었을 리는 없어. 타인에 의해 졸피뎀을 과량 복용했다면 사고사로 위장한 타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사망자의 집에서는 졸피뎀이 발견되지 않았고 처방을 받은 기록도 없었다. 하지만 용의자 장 씨는 졸피뎀을 처방받은 기록이 있었다.
형 도영 씨의 집 앞 CCTV에는 의아한 장 씨의 행동이 포착되어 있었다. 그가 약국에 다녀온 뒤 다섯 차례 형의 원룸 안팎을 왔다 갔다 했다. 그가 드나들었던 곳은 재활용분리수거장이 있는 곳이었다.
전문가는 당시 현장을 재현한 곳을 보고 장 씨가 증거 인멸을 위해 원룸 밖으로 나갔고 달걀 껍데기와 물통을 남긴 것은 형의 죽음과 자신이 관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남겨둔 하나의 단서로 보인다고 했다.
박지선 교수는 형의 원룸을 왔다 갔다 한 시간에 주목하며 "수면제가 약효를 발휘할 때까지 기다린 시간의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졸피뎀을 복용한 형이 스스로 자정이 넘은 시간에 피의자 동생에게 돈을 송금했을 가능성은 낮다고도 했다. 또한 피의자는 자신의 계좌가 아닌 친구의 계좌로 돈을 송금받았는데 이 부분도 계좌가 묶여있어 돈을 받을 수 없었다는 그의 진술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석연찮은 부분이었다.
박지선 교수는 자정이 넘은 시간 형이 있는 방안을 향해 손을 흔드는 장 씨의 행동은 아버지를 살해하기 전 사각지대에서 옷을 갈아입는 행동에서 보인 치밀함에 비견되는 행동이라며 위장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전문가는 형이 바른 자세로 누워 달걀을 먹다가 질식했다는 것에 대해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부검 결과를 종합해 보았을 때 형은 자정 이전에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였다. 그리고 동생 장 씨는 형이 죽어가던 시각에 형의 원룸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에 형이 달걀을 먹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동생이 봤을 것이고 이에 구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형이 사망하기 몇 달 전 동생 장 씨가 범행 수법과 졸피뎀 치사량 등을 검색한 기록도 포착되어 눈길을 끌었다.
사내 성추행 사건에 휘말리며 권고사직을 당한 장 씨. 그 후 동거녀와 아파트를 구매하며 최대 한도의 주택 담보 대출과 함께 장 씨 앞으로 거액의 무담보 신용 대출도 받았다. 그러면서 생활고에 시달린 장 씨.
장 씨와 동거녀는 형이 사망한 직후 함께 구하라법을 검색했고 형의 자산의 1순위 상속권자가 자신이 아닌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된 것으로 보였다. 피상속인이 사망한 지 3개월 이내에 상속 포기가 이뤄져야 하지만 아버지는 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러면서 또 하나의 살인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것.
장 씨의 동거녀는 억울함을 입증할 증거가 차고 넘친다면서도 인터뷰 요청은 끝내 거부했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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