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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1명 값이면 로봇 30대" 기업은 누구를 선택할까 [스프]

오그랲
[오그랲]
⚡ 스프 핵심요약

AI의 위험성은 단기적으로는 낮게 평가되지만, 10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노동 시장을 재편할 핵심 위험 요소로 크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AI는 단순한 기술 직군을 넘어 인사, 물류, 재무, 행정 등 화이트칼라 업무와 건설 현장 같은 블루칼라 직업까지 광범위하게 대체하며 노동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빅테크 기업에 부를 집중시키고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으며, 이미 국내에서도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청년 고용 감소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데이터를 만지고 다루는 안혜민 기자입니다. AI가 불러올 미래를 두고 공포감이 퍼지고 있습니다. 내 직업은 괜찮을까? 내 일자리가 어떻게 되는 건 아닌가? 이런 걱정들이 점점 커지고 있죠. 이미 현대차 노동자들은 아틀라스 로봇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힐 정도로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새 우리 앞에 다가왔어요. 오늘 오그랲에서는 과연 AI가 우리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다양한 데이터와 그래프를 통해 AI 시대 일자리의 현재와 미래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다보스에 모인 글로벌 리더 "AI가 노동시장 뒤엎는다"
매년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스위스의 다보스죠. 매년 1월 다보스에서는 130개국이 넘는 국가들이 참여하고 80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 CEO들이 모여 세계 경제의 현안을 논의하는 포럼이 열립니다. 정식 명칭은 세계경제포럼. 열리는 지역 명칭을 따서 다보스 포럼이라고 하죠.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AI가 많이 다뤄졌습니다. 특히나 AI가 앞으로 우리의 삶과 노동 시장에 미칠 파급력에 대한 논의가 많았어요. 물론 서 있는 위치에 따라 글로벌 리더들의 발언의 톤과 의미는 많이 달랐습니다.

가령 글로벌 테크 리더들은 낙관적인 전망을 밝히는 말들을 많이 했어요.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AI 열풍이 우리 경제 전반에 걸쳐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 단언했어요.

이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프라 구축 사업입니다. 그렇게 되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겠죠.

일론 머스크는 젠슨 황보다 한 발 더 나아가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로봇 공학과 AI는 진정으로 모두를 위한 풍요로 가는 길입니다. (…) 제 생각에는 AI와 로봇 공학만이 세계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반면 IMF 총재는 AI가 미칠 파급력이 상당할 거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AI가 노동시장을 강타하는 쓰나미와 같다고 우려했어요.

노동계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UNI 글로벌 유니온의 크리스티 호프먼 사무총장도 AI의 도입은 결국 '더 적은 노동자'로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거라며 기술 도입의 이면을 지적했죠.

그렇다면 다른 글로벌 리더들의 AI에 대해 여론은 어떨까요? WEF에서는 포럼이 열리기 전에 학계와 기업, 정부, 국제기구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있는 1,300명이 넘는 전문가들에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래프를 통해 그들이 AI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글로벌 리더들은 AI의 단기 위험성에 대해선 7점 만점에 평균 3.50점을 줬습니다. 전체 33개의 글로벌 리스크 가운데 2년 내 AI의 위험도는 30위에 그쳤어요.

하지만 향후 10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어떨까요? AI의 위험성은 5.28점으로 전체 5위로 크게 뛰어오릅니다. 장기적인 미래에선 AI가 노동시장을 재편할 게 뻔하고, AI 자동화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던 겁니다.

하지만 정말 이게 먼 미래의 이야기일까요? 이미 우리 주변에서 AI는 노동시장을 바꿔가고 있습니다.

이미 시작된 쓰나미? 새싹 개발자 고용 찬바람 분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이 있어요. 아마존은 이미 지난해에 사무직 1만 4천 명을 내보냈는데, 앞으로 최대 3만 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추진할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올 정도로,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대로라면 1994년 창사 이래 아마존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고가 될 전망이죠.

이렇게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건 역시나 AI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에 아마존 수석부사장이 대규모 감원 소식을 알렸던 사내 메모입니다.

아마존을 비롯해 테크 기업들에서 구조조정의 찬바람이 부는 건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AI의 발전을 이룩한 개발 시장이 도리어 노동 혁신의 첫 대상이 되는 거니까요.

AI가 워낙 코드를 잘 짜주다 보니 미국의 개발자 고용 인원은 과거보다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제 막 시작하는 새싹 개발자들에게는 더 큰 칼바람이 불어 닥치고 있어요.

노스이스턴 대학교 연구진이 2019년부터 2025년까지의 채용 데이터를 분석해 봤습니다.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전후로 개발자 채용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면 경력 4년 미만의 주니어 개발자 공고 비율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면 4년 이상 시니어 개발자의 공고 비율은 이렇게 늘어나고 있죠.

이미 커서나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 구글의 안티그래비티를 이용하면 AI가 알아서 짜주는 코드를 개발자는 간단한 수정만 해도 충분할 정도입니다. 물론 중요한 판단은 인간이 해야 하지만 자잘한 코드 업무는 AI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한 상황이죠. 그래서 이미 실리콘 밸리에서는 엔지니어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문제는 기술 직군의 구조조정이나 실리콘 밸리발 대량해고가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MIT가 지난해 진행한 아이스버그 프로젝트입니다. 미국의 1억 5천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의 직무를 분석해서 현재 수준의 AI가 대체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봤어요. 분석 결과, 프로젝트 이름처럼 우리가 체감하는 AI의 영향은 빙산의 일각이었습니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눈에 보이는 AI 충격은 2.2%에 불과했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전체 임금 가치 가운데 약 2,110억 달러가 AI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거죠.

하지만 수면 아래를 보면요? 보이지 않던 11.7%가 있습니다. 인사, 물류, 재무, 행정 같은 숨겨진 화이트 칼라 업무들의 AI 위협 노출도가 5배 더 큰 겁니다.

이 연구는 AI가 단순히 기술 직군에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기술 영역을 넘어서서 화이트 칼라 노동시장 전반에 걸쳐서 영향을 이미 주고 있다는 거죠. 단지 우리 눈에만 안 보일 뿐이죠.

그러면 블루 칼라 노동시장은 괜찮은 걸까요?


블루 칼라는 대체 불가? 이미 시작된 노-로 갈등
최근 육체노동을 하는 블루 칼라 직업이 다시금 각광받고 있다는 소식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도배나 타일같이 과거엔 3D 업종으로 불리며 외면받았지만, 힘이 들더라도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얘기에 젊은 세대의 선호도 높아지고 있어요. 게다가 최근엔 AI가 발전하더라도 대체할 수 없는 현장 기술직으로 재조명받기도 하고요.

하지만 정말로 이런 직업들이 AI로 대체되기 어려울까요?

중국의 한 부동산 개발사의 자회사에서 만든 로봇입니다. 실내 벽면의 도장이나 도배 작업에 투입되어서 사람 대신 일을 해주고 있죠.

도장, 도배뿐 아니라 콘크리트 평탄화, 벽돌 쌓기 등 건설 현장에 특화된 기능별로 다양한 로봇이 이미 존재합니다. 이 로봇은 중국의 스마트 건설 시범 사업 현장에 투입되어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어요. 중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건설 현장에 로봇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연 초의 CES에서 발전하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두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공장이나 마트나, 공간을 가리지 않고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AI 로봇이 이미 시장에 나오고 있어요. AI의 발전이 화이트 칼라 일자리만 위협하는 게 아니라 현장 노동자의 일자리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거죠.

이미 현장 노동자와 로봇 사이의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습니다. 바로 여기, 대한민국에서요.

지난 CES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로봇 중 하나가 바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였습니다. 피지컬 AI에서 대단한 기술력을 선보인 현대차의 주가는 그 덕에 급등하고 있죠.

하지만 피지컬 AI와 로봇의 발전은 곧 인간 노동력의 대체로 이어질 수 있기에 노조는 반발했어요. 현대차 노조에선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선언했죠.

이러한 반발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닙니다. 로봇의 원가와 인건비를 비교해 보면 상대가 되질 않으니까요.

2023년 기준 GM, 포드, 크라이슬러 미국의 3대 자동차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인건비는 시간당 65달러입니다. 2027년에는 88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고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를 자랑하는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이 시간당 7달러 수준입니다.

만약 여기에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하는 아틀라스가 도입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로봇 도입이 적은 초창기에는 시간당 9.4달러로 예측됩니다. 만약 3만 대 이상의 로봇이 도입되면 시간당 원가가 1.2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어요.

현대차는 2028년까지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현대차의 한국 공장 인건비가 시간당 38달러인데 이 수치 대로라면 사람 1명 줄이면 아틀라스 로봇 30대 넘게 쓸 수 있는 겁니다.

과연 이게 먼 미래의 일일까요? 이미 중국에는 사람 없이 100% 자동화된 이른바 '다크 팩토리'가 돌아가고 있어요. 사람도 없고, 조명도 없이 24시간 가동되는 샤오미 공장에서는 1초마다 스마트폰 1대씩 생산되고 있죠.


불평등 심화 vs 풍요의 미래... AI가 그려갈 미래는?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테크 리더들은 장밋빛 미래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없어지는 건 현실이지만 미래에는 아예 인류가 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낙관하는 미래를 제시하기도 하죠. 가장 낙관적인 미래를 얘기하는 일론 머스크는 곧 풍요의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 얘기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미래엔 일이 마치 취미 생활이 될 것이라 말합니다. AI와 로봇이 인간의 일을 다 대체하게 되면 앞으로의 일자리는 개인의 선택이 된다는 거죠. AI가 생산을 하고 초과 이익이 생기면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면 되니까요.

샘 올트먼의 생각도 일론 머스크와 비슷합니다. 샘 올트먼은 먼 미래에 사람들이 일자리와 노동에서 해방된다면 그들에게 기본 소득을 제공하기 위해 월드 코인이라는 가상 자산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죠.

하지만 정말 AI가 우리를 풍요롭게 할까요?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만약 AI와 로봇이 모든 일을 대체하면 결국 거기서 생산되는 부는 AI와 로봇을 생산하는 빅테크에 몰릴 수 밖에 없다는 거죠. 가령 샘 올트먼이 얘기한 월드 코인도 샘 올트먼이 공동 창업한 재단에서 만든 거거든요.

버니 샌더스는 결국 부자만 더 부자가 되는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 지적하고 있어요.

이 기술 혁명을 주도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제프 베이조스, 피터 틸… 이미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입니다. 기술의 목적은 일론 머스크나 마크 저커버그, 제프 베이조스가 더 부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삶은 더 나아지게 만드는 데 있어야 해요.

버니 샌더스는 만약 AI가 노동 생산성을 높인다면 현재 노동자의 주당 노동시간을 크게 줄이고 임금은 그대로 유지해야 할 거라고 강조해요. 하지만 지금 기업에서는 AI로 인해 늘어난 노동 생산성을 근거로 노동자를 해고하고 있죠.

딥러닝의 대부인 제프리 힌튼 역시 비슷한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AI로 일론 머스크 같은 빅테크 리더들은 부자가 되겠지만 일반 사람들은 실직할 거라는 거죠.

IMF에서도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AI 도입이 자산 불평등을 더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렇게 입장이 갈리는 사이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AI로 인한 일자리 변화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AI 노출도가 높은 4가지 업종의 연령별 고용 추이입니다. 챗GPT 출시 이후 청년 고용은 확실히 감소하는 모습입니다. 반면 핵심 연령층은 큰 변화 없이 이전 고용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고요.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도 이 변화는 빙산의 일각일 겁니다. AI 노출도가 높은 일부 업종 뿐만이 아니라 해수면 밑에서 영향을 받을 직업이 많이 있겠죠. 과연 우리는 미래를 대비할 준비가 되어 있는 걸까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놀랍지만 다행히도 아직 우리에게 준비할 시간은 남아 있습니다. 실제로 아직은 AI가 다듬어지지 않아서 준비되지 않은 채 AI를 무작정 도입했다가 낭패를 본 사례들도 적지 않으니까요. AI 기술의 이점과 약점을 잘 파악해서 현명하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겁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AI 기술력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권으로 평가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정부와 기업, 사회가 합심하면 기술발전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죠.

기술 발전뿐 아니라 AI가 가져올 충격도 마찬가지로 대응할 수 있을 겁니다. 정부와 기업, 사회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머리를 모아 준비한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준비한 오그랲 미래 일자리 편은 여기까지입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참고자료
- World Economic Forum Global Risks Perception Survey 2025-2026 | World Economic Forum
- Staying nimble and continuing to strengthen our organizations | Amazon News
- The Impact of Generative AI on Job Opportunities for Junior Software Developers | Samuel Westby (2025)
- The Iceberg Index: Measuring Skills-centered Exposure in the AI Economy | Project Iceberg
- 주요 자동차 업체 인건비와 로봇 원가 비교 | 삼성증권
-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연공편향(seniority-biased) 기술변화를 중심으로 | 한국은행

: 안혜민 디자인 : 안준석 인턴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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