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락사가 허용된 스페인에서 세계 최초로 안락사한 사람의 안면을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진행됐습니다. 일반 안면 이식보다 성공 확률이 높았다고 합니다.
파리에서 권영인 특파원입니다.
<기자>
한 여성이 두 손을 꼭 쥔 채 긴장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촬영이 끝나자 옅은 안도의 미소를 짓습니다.
올해 47살인 이 여성은 세계 최초로, 안락사한 사람의 안면을 이식 받았습니다.
[카메로/안면 이식 수술 환자 : 집에 있을 때 가끔 거울 보면서 '아, 정말 나랑 닮아가고 있구나'라고 말하는 것처럼 이런저런 표정을 지어보곤 해요.]
이 여성은 지난 2022년 곤충에 물린 뒤 세균에 감염돼 얼굴 조직이 괴사하기 시작했고, 시각과 후각이 손상되고 심지어 말하는 것과 먹는 것까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난해 안락사를 선택하며 얼굴을 기증하기로 한 사람과 극적으로 연결됐습니다.
4개월 전 100명의 의료진이 24시간 동안 매달려 수술했고, 수술 경과가 양호해 기자회견장에 나왔습니다.
[카메로/안면 이식 수술 환자 : 가장 큰 바람은 예전처럼 다시 자연스럽게 표정짓고 근육을 움직이는 거예요. 원래 저는 웃는 걸 정말 좋아했거든요. 지금 웃고 있지만, 아직은 좀 낯설어요.]
스페인 의료진은 안면 이식은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지만, 안락사 환자의 기증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성별과 혈액형뿐만 아니라 얼굴 크기까지 같아야 하는 등 수술 조건이 까다로운데 이 조건을 맞출 시간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바레트/안면 이식 수술 의료진 : 안락사를 통한 기증으로 수혜자와 기증자 사이에 수술을 정확하게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을 훨씬 더 많이 확보했습니다.]
의료진은 기증자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지만, 기증자는 투병의 고통 속에서도 모든 장기와 조직, 얼굴까지 기증해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큰 행복을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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