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the 68th annual Grammy Awards)에서 참가한 많은 수상자들이 'ICE OUT' 배지를 착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이민단속정책을 정면 비판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송 오브 더 이어(Song of the Year, 올해의 노래)'를 수상한 미국의 가수 빌리 아일리시의 발언 수위는 가장 강력했다. 그는 수상소감 대신 "빌어먹을 아이스(ICE, 미국 이민세관단속국)"라고 외쳤고 "도둑맞은 땅에서는 그 누구도 불법이 아니다. 나는 여기서 희망을 느끼고 우리는 계속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미국 건국 역사와 이민세단속국을 향해 날 선 비판을 보였다.
이밖에도 올해 그래미에서는 이민자 정책을 둘러싼 발언과 상징이 연이어 등장했다. 이민자 정체성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면에 건 가수들이 목소리를 낸 것. 푸에르토리코 출신 래퍼 배드 버니는 '베스트 뮤지카 우르바나 앨범' 수상 소감에서 "ICE는 물러가라(ICE out)"라는 말로 이민자 단속 정책을 비판했고, "우리는 인간이며, 미국인이다"라는 발언으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신인상 수상자인 영국 싱어송라이터 올리비아 딘 역시 이민자의 뿌리와 다양성을 언급하며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외에도 빌리 아일리시, 피니어스 오코넬, 저스틴 비버, 헤일리 비버, 조니 미첼, 잭 안토노프 등 다수의 스타들이 'ICE OUT'이라고 적힌 배지를 착용하고 시상식에 참석해 연대의 힘을 보탰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그래미에서 음악가들이 시민으로서 사회적 현안에 반응하는 방식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국내 주요 시상식에서 가수들의 정치·사회적 메시지는 여전히 드물지만, 그래미는 음악이 사회의 연결성을 강조해 왔다. 그래미는 동료 음악가들이 음악을 평가하는 구조를 중심에 둔 시상식으로, 흥행 성적이나 팬 투표보다,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와 완성도를 중시해 왔다.
이에 대해서 친 트럼프 정부 성향의 폭스 뉴스는 빌리 아일리시를 포함한 가수들이 '위선자 논란'에 휘말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폭스뉴스는 빌리 아일리시의 수상소감을 비꼰 공화당 국회의원들의 비판적인 발언을 소개하면서 "'도둑맞은 땅에 불법은 없다'라니. 좋다. 그렇다면 주 정부와 그들이 만든 연합, 그리고 이 대륙의 모든 부동산 증서는 불법이다. 왜 그에 맞게 행동하지 않는가? 모든 것을 기부하고 떠나라."라는 식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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