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지법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여러 계좌로 이체하고 현금으로 빼돌린 이른바 '자금 세탁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김미경 부장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오늘(3일) 밝혔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일원인 A씨는 2022년 4월∼2023년 2월 조직에서 계좌로 보낸 사기 피해금 630억 원 상당을 출금해 조직원들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려고 오랜 기간 여러 은행을 돌아다니면서 거액의 사기 피해금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해 조직에 건넸습니다.
앞서 이 피해금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연루된 특정 법인의 계좌 여러 곳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A씨가 세운 법인의 계좌로 모였습니다.
A씨의 계좌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어떤 계좌로 송금하더라도 복잡한 이체 과정을 지나 인출 직전에 도달하는 범죄수익의 '저수지' 역할을 했습니다.
이 보이스피싱 조직은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특정 가상화폐를 미끼로 "이 코인이 상장되면 4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꼬드겨 투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조직원들은 피해자들에게 전화하는 '콜센터', 차명 통장을 개설하는 '모집책', 피해금을 회수하는 '수거책', 피해금을 상품권이나 현금으로 바꾸는 '자금 세탁책', 피해금을 해외로 송금하는 '환전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습니다.
이 중 자금 세탁을 담당했던 A씨는 조직으로부터 피해금의 0.2% 상당을 수수료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범행은 계획적·조직적·지능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피해도 심각하다"며 "피고인은 범죄의 완성에 필수적인 자금 세탁을 담당했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다만 투자사기 범죄의 형태 및 수익구조에 비춰 편취액 전부에 대한 책임을 피고인에게 지우는 것은 다소 가혹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사진=전주지법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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