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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났지만 출산장려금은 못 드립니다" 그 이후…정부, 복지 공백 없앤다

"태어났지만 출산장려금은 못 드립니다" 그 이후…정부, 복지 공백 없앤다
보건복지부와 법무부, 행정안전부는 미혼부 자녀와 같은 출생 미등록 아동이 복지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하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BS가 지난 6일, 미혼부의 자녀가 친자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치던 중 출생 신고를 하는 과정이 지연되면서, 출산장려금을 받지 못하게 된 사례를 보도한 이후 관계 부처 협력 방안이 나온 것입니다.
▶ [취재파일] "태어났지만 출산장려금은 못 드립니다" 이유는? (2026. 1. 6.)

경남 거제시에 살고 있는 A 씨는 혼외 자녀의 출생 신고를 28개월 동안 하지 못했습니다.

가족관계등록법상 혼외 자녀의 출생 신고는 어머니가 하도록 되어 있는데, 자녀의 어머니인 여성이 아이를 출생 신고하지 않은 채 A 씨에게 아이를 맡긴 뒤 연락이 끊긴 것입니다.

어머니의 이름이나 주민번호 등을 알 수 없어 그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미혼부가 출생 신고를 할 수 있는 게 법 규정인데, 미혼부인 A 씨가 이 과정을 모두 거치는 데까지는 28개월이 걸렸습니다.

법원 절차가 진행되던 중 A 씨는 자신이 살고 있던 지방자치단체인 경남 거제시에 출산장려금을 신청했지만, 거제시의 '출산장려 및 다자녀 가정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아이와 보호자 모두 거제시에 '주민등록', 즉 아이의 경우 출생 신고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출산장려금을 끝내 받지 못했고 신청 기한을 넘겼습니다.

오롯이 육아를 도맡았던 A 씨는 아이가 출생 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탓에 예방 접종이나 병원 진료를 받는 데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현재 경남 거제시는 출생 신고 지연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출생등록일로부터 2년 이내 출산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당 조례를 개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또, 보건복지부는 사회보장 전산관리번호 활용을 통한 복지 서비스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출생 신고가 되기 전이라도 지자체가 부여하는 사회보장 전산관리번호를 통해 아동수당, 의료비 지원 등 필수적인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단 것입니다.

사회보장 전산관리번호는 주민등록번호가 없거나 이용이 어려운 경우, 필요한 사회보장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주민등록번호를 대신해 임시로 발급하는 번호입니다.

출생 미신고 등의 사유로 주민등록번호를 받지 못한 아동에게도 이런 사회보장 전산관리번호가 부여됩니다.

A 씨의 자녀에겐 이 사회보장 전산관리번호는 부여돼 있었는데, 이를 가지고도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운영을 내실화하겠단 게 보건복지부 설명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 '보건복지 중앙-지방 협력회의'를 열어 경남 거제시의 조례 개정 및 유권해석 사례를 공유했고, 지자체의 복지 사업 대상자 누락 방지를 위해 전산관리번호를 적극 활용할 것을 안내했습니다.

이는 지자체의 자체 복지 사업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쳐 사회보장 전산관리번호를 활용할 수 있다는 사회보장급여법 시행령 제3조의2 제11호에 근거한 것입니다.

행정안전부 역시 지자체가 출생 미등록 아동의 보호와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관련 실적을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법무부는 미혼부가 자녀를 출생 신고하는 과정에서 겪는 법적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현행 민법 및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사회보장 전산관리번호가 있다 하더라도 운영 원칙상 이는 임시로 부여하는 것이며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미혼부가 혼외 관계에서 태어난 자녀의 출생 신고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입법적 노력을 다하겠단 건데, 정부가 근본적인 해결책 모색에도 머리를 맞댄 셈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족관계등록법 제46조 2항은 '혼인 외 출생자의 신고는 모가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57조 2항은 '모의 성명·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의 전부 또는 일부를 알 수 없어 모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 또는 모가 공적 서류·증명서·장부 등에 의하여 특정될 수 없는 경우에는 부의 등록기준지 또는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출생) 신고를 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혼인 외 출생자인 아이들의 '태어난 즉시 출생 등록될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 이 조항들은 지난 2023년 헌법재판소에 의해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졌지만, 지난해 5월 31일이 시한이었던 법 개정은 아직까지도 국회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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