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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와이드 2부

'금값' 치솟는데 한국은행은 금 안 산다…몸 사리는 이유 [친절한 경제]

금값 치솟는데 한국은행은 금 안 산다…몸 사리는 이유 [친절한 경제]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오늘(28일)은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지금 보시는 이 조형물이 전남 함평군의 '황금박쥐상'인데요.

2008년에 제작비 27억 원을 들여서 만들어서 "혈세 낭비다", "흉물이다" 이런 비판이 있었는데 현재 금값 재료 가치만 386억 원이 넘습니다.

이 조형물 안에는 순금이 162kg, 은도 281kg 들어가 있습니다.

총 400kg이 넘는 대형 금속 조형물인데요.

무게만 보면 은이 더 많지만, 가격은 금이 훨씬 비싸다 보니 전체 가치 대부분은 사실상 금값이 좌우합니다.

최근 국제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5천100달러를 찍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내 금값도 순금 한 돈이 103만 원을 넘었죠.

과거 꽤 오랫동안 한 돈에 10만 원에서 30만 원대에 머물던 금값이 2024년에 40만 원을 넘었고, 이후 60만 원, 80만 원을 차례로 돌파하더니 지금은 100만 원 선까지 올라온 거잖아요.

황금박쥐상을 처음 만들 때만 해도 한 돈이 10만 원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거의 10배 가까이 오른 셈입니다.

<앵커>

금값이 이렇게 오르는데 한국은행은 금을 거의 안 사고 있다면서요?

<기자>

이렇게 금값이 오르고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을 늘리고 있는데 한국은행은 13년째 금 추가 매입이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금 보유 순위는 7계단 하락했습니다.

현재 한국은행 금 보유량은 104.4톤, 세계 39위입니다.

우리나라 외환 보유액은 4천307억 달러로 세계 9위 규모인데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불과해서 세계 최하위권에 속합니다.

그리고 순위도 계속 밀려서요.

2013년 32위였었는데, 이게 지금은 39위까지 내려온 겁니다.

우리가 안 사는 동안 다른 나라들이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순위가 떨어진 건데요.

최근 3년 동안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해마다 1천 톤이 넘는 금을 사들였는데, 이전 10년 평균이 400톤에서 500톤 수준이었던 걸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특징 있는 나라들로 좀 보면요.

아제르바이잔은 최근 2년 동안 83톤을 사들이면서 순위가 27위까지 뛰어올랐고요.

폴란드는 지난해 한 해에만 95톤을 추가 매입했습니다.

미국은 규모 다르겠죠.

금 보유량이 8천133톤으로 세계 1위인데요, 104톤인 우리랑 비교하면 80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앵커>

그런데 금은 왜 안 사는 건가요?

<기자>

과거에 금을 샀다가 한 번 데인 적이 있는데요.

그 이후에 금 매입에는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한국은행이 나름 금을 사들인 기간이 있었는데요.

2011년에는 40톤, 2012년 30톤, 2013년 20톤, 이렇게 3년 동안 총 90톤을 집중 매입했습니다.

당시에는 유럽 재정 위기나 미국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면서 금값이 온스당 1천200달러 수준이었던 게 1천900달러까지 급등하던 시기였습니다.

쉽게 말해 지금처럼 금이 안전 자산으로 각광받던 때였는데요.

그런데 매입 이후 금값이 점점 떨어지더니, 2012년 평균 1천600달러대에서 2013년에는 1천400달러대로 내려가고 2015년에는 1천100달러대까지 밀렸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이 사들인 90톤에서 평가 손실이 11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국정감사에서는 "국가 돈 날린 거 아니냐"는 강한 질타가 쏟아졌고요.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이 경험이 사실상 '트라우마'로 남으면서 조금 더 금 살 때 몸을 사리게 된 거죠.

여기에 금은 이자가 붙지 않고 유동성이 낮고 가격 변동성은 꽤 큰 자산이라 금 매입에 더 조심스러웠을 텐데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지정학적 불안과 달러 의존을 줄이자는 이유로 금을 마구 사들이는 분위기와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최근 국감에서는 "다른 나라들은 금을 더 사는데 우리도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고요.

이창용 총재도 외환 보유액이 다시 늘어나는 국면이 되면 금 비중 확대를 포함한 자산 배분을 다시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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