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국기
프랑스 하원이 부부의 성관계 의무를 법적으로 부정하는 방향의 입법을 검토 중이라고 일간 르몽드가 현지시간 27일, 전했습니다.
좌파인 녹색당, 공산당을 비롯해 중도, 우파 의원 등 총 136명은 지난달 초 하원에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프랑스 민법 제215조는 배우자들이 "상호 간에 공동생활을 할 의무를 지닌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엔 '성관계 의무'라는 개념이 명시돼 있지 않지만 그동안 프랑스에서는 이 조항을 근거로 부부가 정기적으로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마리-샤를로트 가랭 녹색당 의원은 "아직도 많은 사람은 '공동생활'이 '공동 침대'를 의미한다고 잘못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안 발의자들은 해당 민법 조항에 '공동생활'이 "배우자에게 성관계를 가질 의무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명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부부간 성관계 의무 여부를 명확히 하는 것은 향후 가사 소송에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일부 프랑스 판사는 배우자 중 한 명이 성관계를 거부한 경우 이를 결혼 의무 불이행으로 보고 이혼 소송에서 유책 사유로 판단했습니다.
지난해 1월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이 같은 프랑스 법원의 판단이 인권 침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당시 ECHR은 프랑스 법원이 남편과 성관계를 거부한 여성에게 이혼 책임을 물은 건 여성의 사생활과 신체적 자율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원 의원들은 이런 ECHR 판단에 근거해 민법 215조에 이어 부부간 이혼에 관한 조항에도 "성관계의 부재나 거부는 이혼 유책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할 예정입니다.
가랭 의원 등은 이 민법 개정안이 실용적 측면에 더해 교육적 의의를 지닌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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