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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내란' 첫 판단…특검 구형량보다 8년 더 높였다 [이브닝 브리핑]

12.3 비상계엄 '내란' 첫 판단…특검 구형량보다 8년 더 높였다 [이브닝 브리핑]
"12.3 비상계엄은 위로부터의 내란이자 친위 쿠데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주도한 12.3 비상계엄의 본체에 대한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는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12.3 비상계엄이 국헌문란과 폭동이라는 형법상 내란죄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결하고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습니다. 특검 구형량 징역 15년보다 8년이나 높은 형량입니다.
한덕수, 이진관

특검 구형량보다 8년 높은 중형 선고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주요 혐의에 대해 대부분 유죄를 선고하면서 시종일관 엄정한 처벌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먼저 국무총리로서 지위에 대해 "피고인은 간접적으로나마 민주적 정당성과 그에 대한 책임을 부여받은 국무총리로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헌법을 수호하고 실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했습니다. "그럼에도 12.3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런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그 일원으로서 가담하기로 선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런 행위로 대한민국은 자칫하면 국민 기본권과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가 유린 당한 어두운 과거로 회귀해 독재 정치라는 수렁에서 장기간 헤매 나오지 못하게 될 수 있었고, 국민은 씻을 수 없는 상실감과 상처를 입게 됐다"고 질타했습니다.

주요 혐의에 대한 판단에서는 1. 국헌문란 목적의 비상계엄을 위해 국무회의 심의라는 절차적 요건을 외형적으로 갖추도록 함(내란중요임무종사)= 유죄, 2. 비상계엄 선포 전 만들어진 것처럼 계엄선포문 사후 작성(허위공문서 작성)=유죄, 3. 사후에 작성된 계엄선포문이 문제가 될 것을 인식하고 문서 폐기 요청(대통령기록물관리법 및 공용서류손상)=유죄, 4.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계엄 문건 받은 적 없다고 증언(위증)=유죄로 봤습니다.

재판부는 구형량보다 높은 양형 이유와 관련해서는 "피고인은 국무총리로서 12.3 내란의 진실을 밝히고 합당한 책임을 지기는 커녕 사후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이 사건 비상계엄 관련 문건을 은닉하고 비상계엄 선포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처럼 보이기 위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다가 폐기했고 헌법재판소에서 위증했다"고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재판부는 만 79세로 고령이고 별도의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등 통상의 감경 사유는 고려하지 않은 채 최종 형량을 징역 23년으로 정했습니다. 아울러 법정에서 보여준 책임 회피성 발언을 염두에 둔 듯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까지 명령했습니다. 전직 국무총리가 법정에서 구속된 것은 한 전 총리가 처음입니다.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자 친위 쿠데타"

오늘 한 전 총리 선고에서 양형보다 주목됐던 부분은 12.3 비상계엄이 내란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었습니다. 다음달 19일로 예정된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 전 대통령의 선고와 맞물린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

재판부는 선고 과정에서 12.3 비상계엄을 내란이라고 명확하게 규정했습니다.
이진관 부장판사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추종 세력에 의한 것으로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하며 친위 쿠데타로 불린다. 이런 형태의 내란은 그 위험성의 정도가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비교할 수 없다"

비교할 수 없는 위험성의 이유와 관련해서는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가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 내란 행위를 함으로써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뿌리채 흔들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지방법원 폭동, 계몽령을 주장하는 사람들, 선거제도를 근거없이 부정하는 사람들과 같은 사례를 들면서 "12.3 내란은 이런 잘못된 주장이나 생각을 양산하거나 그 상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12.3 내란의 충격파가 과거에 비할 수 없이 크다는 점도 들었습니다.
이진관 부장판사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선진국으로 인정받고 있고, 이에 따라 국제무역과 국제정치 등에 있어 그 위상도 기존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런 대한민국에서 친위 쿠데타가 발생했다는 사실로 인해 생긴 경제적, 정치적 충격은 기존 내란 행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에 이런다고 보입니다"

"전ᆞ노 판례보다 엄하게"..윤석열 선고에도 영향

이런 판단에서 재판부는 "기존 내란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들은 한덕수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함에 있어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지난 1997년 전두환ᆞ노태우 내란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례, 양형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취지입니다.

당시 대법원은 핵심 피고인인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노태우에게 징역17년형을 확정했습니다. 두 사람은 1995~96년 1심에서는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을 구형받은 뒤 사형과 징역22년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한덕수 전 총리처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은 황영시 1군단장 등은 1심에서 징역10년씩이 선고됐다가 대법원에서 징역8년형이 확정됐습니다. 따라서 오늘 한 전 총리 재판부는 28년 전 1심 재판부에 비해 단순 형량으로는 2배 넘게 높은 형량을 선고한 셈입니다.
노태우 전두환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오늘 선고에 관심이 모아진 이유는 다음달 윤석열 전 대통령 선고 시 양형에 미칠 영향 때문입니다. 윤 전 대통령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가 선고하는데 특검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물론 각각의 재판부는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독자적으로 판단하기에 1심 재판부 간에는 서로의 결론에 대해 기속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한덕수 재판부가 12.3을 내란으로 못 박고 과거 판례를 뛰어넘는 양형 이유를 밝힌 이상, 윤석열 재판부로서는 이와 동떨어진 판단을 할 경우 훨씬 더 설득력 있는 근거와 기준으로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참고로 오늘 판결 이전에 내려진 관련 사건 판결을 정리해봤습니다.

1. 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 사건(헌법재판소 2024헌나1)
1) 판결일과 결론 : 2025년 4월4일, 탄핵 인용
2)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의도로 이루어진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로 규정하며 파면을 결정했습니다. 헌재는 비상계엄 선포 그 자체보다 '국회 및 중앙선관위에 대한 군 병력 투입' 행위에 주목했습니다. 재판부는 국회의원들의 등원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고 선관위 서버를 확보하려 한 시도는 단순한 질서 유지를 넘어,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의 기능을 사실상 마비시키려는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2. 특수공무집행 방해(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 2025고합1010)
1) 판결일과 결론 : 2026년 1월16일, 윤석열 징역5년
2)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 방해' 및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하며, 내란죄 성립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내란죄의 실행의 착수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특히 피고인 측이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결단(통치행위)이므로 사법 심사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 "국가기관을 무력으로 억압하려는 행위는 결코 통치행위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3. 전두환·노태우 내란 사건(대법원 전원합의체, 96도3376)
1) 판결일과 결론 : 1997년 4월17일, 전두환 무기징역-노태우 징역17년
2) 대법원은 내란죄가 성립하기 위해 ①국헌문란의 목적과 ②폭동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국헌문란의 경우 "헌법기관을 제도적으로 폐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당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것도 국헌문란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폭동의 범위에 대해선 "다수인이 결합하여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을 보였다면 실제 살상 여부와 관계없이 내란의 '폭동'으로 인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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