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원칙 지키는 삶을 살아왔다"...경찰 출석 때까지 일관되게 혐의 부인
<강선우 무소속 의원>
"이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저는 제 삶의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을 지키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강 의원은 공천헌금 관련 녹취가 공개된 뒤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금품을 주고받은 것은 보좌관이자 사무국장이었던 남모씨와 김경 시의원 사이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자신은 돈 받은 사실을 사후에 인지하고 즉각 반환을 지시했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강선우 의원 페이스북(지난달 31일) 中>
저는 어떠한 돈도 받은 적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힙니다.
사실관계를 말씀 드리면,
- 2022.4.20. 사무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아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당시 공관위 업무 총괄이었던 간사에게 보고했습니다.
- 다음 날인 4.21. 아침 공관위 간사의 지시로 의원실로 찾아가 재차 대면 보고를 했으며, 해당 보고 과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녹취로 남은 것입니다.
- 누차에 걸쳐 반환을 지시했고, 반환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보고를 받기 전까지는 금품 수수 사실을 까맣게 몰랐으며, 받은 돈이 반환된 것까지 확인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 사건 핵심 당사자인 나머지 두 명의 구체적인 진술이 나오면서 해명해야 할 내용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경 시의원은 당초 금품 전달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하다가 입장을 바꿔 상세한 전달 과정까지 털어놓고 있습니다. 보좌관 남씨도 자신의 개입 의혹에 대해서만 방어할 뿐 당시 상황을 비교적 소상히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날 카페에서는 무슨 일이?...세 사람의 엇갈린 진술
김 시의원과의 접촉을 줄곧 부인해 온 강 의원은 우선 세 사람이 카페에서 만난 것으로 지목된 2022년 4월 특정일의 알리바이를 대야 합니다. 그 날 다른 곳에서 다른 활동을 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만남 자체를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한발 후퇴해 '만났지만' 금품 수수는 없었다는 쪽으로 방어선을 재설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하나 강 의원이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공천헌금 '즉시 반환'에 대한 설명도 내놓아야 합니다. 본인이 페이스북에 밝힌 대로 '반환되었음을 확인했다'는 근거를 보여줘야 합니다. 김경 시의원은 한 달 뒤에 돈을 돌려받았다고 강 의원과 다르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돈의 반환 문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돈이 오간 것이 명확한 상황에서 해당 금품이 정치자금이나 대가성 있는 뇌물로 인정될 경우 언제, 어떻게 반환되었냐가 죄책의 무게를 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실제로 공천이 이루어진 점을 들어 뇌물죄로 의율한다면 며칠이라도 돈을 들고 있었다는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뇌물죄는 금품을 계속 소유하겠다는 '영득 의사'가 아니라 '수수 행위'만으로도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자금도 매우 엄격해서 법에서 정한 방식이 아니면 받는 행위 자체가 곧 위법입니다. 이런 이유로 강 의원은 '즉시 반환' 소명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병기도 조사 대상...'컷오프'에서 '단수공천'으로 바뀐 과정 규명해야
<김병기-강선우 의원 대화(2022년 4월 21일)>
(김) "어쨌건 1억, 이렇게 뭐 그 돈을 갖다가 받은 걸 사무국장이 보관하고 있었다는 거 아닙니까."
(강) "그렇죠. 정말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죠 정말로...딱 '결과'가 나자마자, 그렇게 하겠다 하자마자 그게 실시간으로 다 전달이 되고. 김경이 OOO한테 전화 와가지고 그렇게 얘기를 한 거예요."
강 의원은 당시 공관위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에게 사정을 설명하면서 문제의 돈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또 김경 시의원이 공천 관련해 어떤 '결과'를 인지한 뒤 전화를 걸어왔다는 점을 밝힙니다. 당시 김 시의원은 다주택 문제로 컷오프 대상이었던 걸로 알려졌는데, 공천이 어려워진 사실을 알게 된 뒤 강 의원 측에 어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후 강 의원은 행적도 조사 대상입니다. 공관위에 김경 시의원을 공천해야 한다고 말한 알려졌습니다. 부적격자인 줄 알면서도 단수공천에 힘을 보탠 겁니다. 이 때문에 앞서 김병기 의원과 통화한 것이, 자신의 난처한 처지를 알리고 김 시의원 공천을 도와달라는 취지가 아니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당시 김 의원은 지방의원 공천에 큰 영향력을 가진 공관위 간사를 맡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런 점이 공천헌금을 즉시 반환했다는 주장과 달 맞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의혹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당시 민주당 지방선거 공천 과정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공관위 회의록을 통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파악하고, 누구보다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김병기 의원이 김경 시의원 단수공천을 묵인했는지 여부도 규명해야 합니다. 그래야 공천헌금이 실제로 공천에 영향을 미쳤는지, 금품 수수와 반환 과정은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강선우 의원 아이폰 비번 못 풀어...대질조사 등으로 사실관계 파악 총력
사람이 움직이면 많은 흔적이 남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도 당사자들 사이에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가 적잖이 오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경 시의원에게 이른바 '한 장'을 요구했다는 보좌관 남씨, 공천 상황을 묻는 김 시의원의 연락, 금품수수 보고와 반환 지시까지, 세 사람의 휴대전화에 남은 기록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수사는 너무나 더디게 진행됐습니다. 뒤늦게 확보한 강 의원의 아이폰은 비밀번호를 풀지 못했고, 미국으로 도피성 출국을 했던 김 시의원은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계정을 삭제했습니다. 세 사람이 만났다는 카페에서도 시간이 오래 지나 결제 기록이나 목격자를 찾는 방식으로 증거를 모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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