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와 아니카 웰스 호주 통신부장관
호주가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먼저 청소년 보호를 위해 16세 미만 이용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차단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500만 개 가까운 해당 연령대 계정을 삭제·차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6일(현지시간) 호주 온라인 안전규제 기관 e세이프티(eSafety)는 지난달 10일 관련 법 시행을 개시한 이후 지금까지 규제 대상인 10개 소셜미디어가 약 470만 개에 이르는 16세 미만 계정을 삭제·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당초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호주의 해당 연령대 인구 1인당 약 2개 꼴입니다.
줄리 인먼 그랜트 e세이프티 위원장은 이 같은 초기 수치가 고무적이고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e세이프티의 규제 지침과 플랫폼과의 협력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우리는 이 조치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발표할 수 있다"면서 "이는 호주의 자부심의 원천"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계정 차단은 "세계를 선도하는 입법 조치"라면서 "이제 전 세계에서 이를 따라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셜미디어별 차단 계정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메타의 경우 16세 미만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 약 33만 개·페이스북 계정 약 17만 3천 개·스레드 계정 약 4만 개 등 총 55만여 개 계정을 삭제했다고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 법은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조처를 하지 않는 소셜미디어에 최대 4천950만 호주달러(약 485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해당 이용자는 로그인하지 않은 채 해당 소셜미디어 콘텐츠에 계속 접근할 수 있으며, 이용자나 부모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계정 차단 이후 한때 '레몬8', '요프' 등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소규모 소셜미디어들의 다운로드 수가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인먼 그랜트 위원장은 이들 플랫폼의 실제 이용량 자체는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법에도 불구하고 미성년자들의 소셜미디어 이용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법의 긍정적인 효과가 완전히 나타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먼 그랜트 위원장은 "예를 들어 일부 사람들이 과속한다고 해서 (자동차) 속도 제한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대다수 사람은 속도 제한 덕분에 도로가 더 안전해졌다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e세이프티가 오는 3월 "세계를 선도하는 인공지능(AI) 챗봇·AI 대화상대 앱 규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호주의 성과에 세계 각국 규제 당국이 주목하는 가운데 프랑스·덴마크·뉴질랜드·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와 유럽연합(EU) 등이 유사한 법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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