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변호인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사형을 구형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후진술에서 "비상계엄은 '망국적 패악'에 대해 국민들이 감시와 견제를 해달라는 호소였다"며 이른바 '계몽령'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어제(13일) 오전 9시 30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결심공판을 열었습니다.
점심, 휴정 시간을 제외하고도 9시간 20분에 걸쳐 진행된 윤 전 대통령 측의 서류증거 조사와 의견 진술에 이어, 특검팀의 논고와 구형, 각 피고인 측 최종변론을 거쳐 윤 전 대통령 최후진술은 공판 시작 약 15시간 만인 오늘(14일) 새벽 0시 11분 시작됐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붉게 상기된 얼굴로 목청을 높여가면서 준비해온 문서를 읽어 내려갔는데, 비상계엄 선포를 거대 야당 탓으로 돌리는 대목에선 고개를 들어 방청석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불과 몇 시간 계엄, 근현대사에서 가장 짧은 계엄을 내란으로 몰아 모든 수사기관이 달려들고 초대형 특검까지 만들어 수사해 임무에 충실했던 수많은 공직자가 마구잡이로 입건됐다"며 "숙청과 탄압으로 상징되는 광란의 칼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소장은 객관적 사실과 기본 법 상식에 맞지 않는 망상과 소설"이라며 "저도 과거 26년간 수사와 공판을 담당했지만 이렇게 지휘 체계도 없이 중구난방으로 여러 기관이 미친 듯 달려들어 수사하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령을 두고 "이리떼들의 '내란 몰이' 먹이가 됐다"며 "대통령으로서 국가비상사태를 국민에게 알리고 이를 극복하는 데 나서주십사 호소하고자 계엄을 선포했다"는 '계몽령' 주장을 또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가 과거 계엄과 달리 "자유 주권을 지키고 헌정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당시 군경 투입과 관련해선 "국회 경비와 질서 확보를 위해 투입된 소수 병력 중 일부는 비무장 상태로 담벼락 아래 앉아 있고 일부는 빈 총만 들고 마당에 수천 명 군중에 둘러싸여 폭행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회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에 대해선 "누구도 국민을 억압하거나 국회의원의 의사일정을 방해하지 않았고 본회의에 출석하고자 하는 의원들은 대부분 들어갔다"며 "새벽 1시 3분쯤 190석 찬성으로 계엄 해제가 요구됐다. 신속하게,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의결됐다"고 말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에 속한 김홍일 변호사는 최종의견 진술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해온 곽종근 전 육군 특전사령관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증언에 대해서는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을 광장의 여론 재판으로 진행해 선동된 군중에 의한 정치 재판을 하는 것"이라고도 언급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최후진술이 앞서 재판부에 예고했던 30분보다 훨씬 길어지면서, 윤갑근 변호사를 비롯한 일부 변호인들이 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특검팀은 "공직 엘리트들이 자행한 헌법 질서 파괴 행위를 전두환·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하게 단죄해야 한다"며 어젯밤 9시 반쯤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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