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
홍콩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종신형 위기에 처한 언론인 지미 라이(78)의 양형심리에서 그의 건강 문제가 쟁점이 됐습니다.
13일 로이터통신과 홍콩프리프레스(HKFP) 등에 따르면 홍콩 웨스트카오룽(서구룡) 치안법원은 전날 라이와 빈과일보 전현직 임직원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9명에 대한 양형 감경 심사를 시작했습니다.
빈과일보 사주이자 홍콩 민주 진영을 상징하는 대표적 인물이던 라이는 지난달 외국 세력과의 공모·선동적 자료 출판 등 세 가지 혐의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아 최소 징역 10년에서 최대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양형 감경 심사는 유죄 판결 후 양형 선고 전에 형량을 결정하는 절차로 나흘간 진행됩니다.
이날 심리에서는 라이의 건강 문제를 놓고 변호인과 검사가 논쟁을 벌였습니다.
변호인은 라이가 고혈압, 당뇨병, 백내장, 눈 정맥 폐쇄 등 질병을 앓고 있는 데다 78세의 고령에 1천800일 이상 독방 생활로 고통받고 있다며 형을 감경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은 또한 국방부 기록을 제시하며 라이의 체중이 2024년 6월 86㎏에서 지난해 4월 75㎏으로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11㎏나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2020년 12월 수감생활을 시작할 당시 라이의 체중이 80㎏였고 지난 9일자 건강 보고서에서는 79.2㎏로 큰 차이가 없다며 그의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맞섰습니다.
라이의 독방 수감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검찰은 독방 수감이 라이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변호인은 라이가 다른 수감자들의 괴롭힘을 우려해 독방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유와 상관없이 독방 생활이 그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날 재판을 앞두고 방청객 100여 명이 법원 밖에서 밤새 줄을 섰고 일부는 침구까지 가져와 사흘 전부터 대기하며 라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홍콩 민주 진영을 상징하는 대표적 인물인 라이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2020년 12월 구속기소됐습니다.
2019년 홍콩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대응한 중국 당국이 2020년 6월 제정·시행한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지미 라이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영국 국적인 지미 라이의 석방을 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하는 등 그의 체포와 재판은 국제적 관심을 받았습니다.
라이는 의류업체 지오다노를 창업한 이로 성공한 사업가였다가 1989년 벌어진 중국의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중국공산당을 비판하는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습니다.
라이가 1995년 창간한 빈과일보는 중국의 전방위 압박 속에 결국 2021년 6월 24일 자진 폐간했습니다.
가족들은 고령에 당뇨병 환자인 그가 5년간 독방 수감으로 체중이 크게 줄고 손톱이 빠지는 등 건강이 크게 악화했다고 말해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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