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다가구주택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거부해도 중개업자는 임차 의뢰인이 보증금을 떼일 위험을 알 수 있도록 선순위 채권에 관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오늘(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 씨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낸 공제금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 판결을 깨고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A 씨는 2020년 4월 B 씨의 중개로 수원의 한 다가구주택 1개 호실에 보증금 1억 1천만 원의 임대차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다가구주택에는 채권최고액 7억 1천500만 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고, 나머지 호실에도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채권 합계 7억 4천만 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B 씨가 건넨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근저당권 사항과 함께 "임대인의 자료 제출 불응으로 선순위 다수가 있음을 구두로 설명함"이라고만 적혔습니다.
이듬해 다가구주택이 경매로 넘어가 선순위 채권자들이 우선 배당받고 A 씨는 배당받지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에 그는 B 씨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1, 2심은 엇갈렸습니다.
1심은 중개대상물의 확인·설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중개사 과실을 인정해 6천6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2심은 "A 씨는 중개사 설명을 통해 임대인의 자료제출 불응과 선순위 임대차계약의 다수 존재 사실을 알게 됐음에도 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본인의 위험 부담과 책임 하에 계약을 맺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패소 판결했습니다.
중개사가 보증금 회수 불가능 위험까지 명시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채권의 존부와 범위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성을 따져보고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이라며 "개업 공인중개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로써 다가구주택에 선순위 채권이 얼마나 있을 수 있는지 조사·확인해 성실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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