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전달했다는 '공천 헌금' 의혹이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저희 탐사기획팀이 지난 2022년 지방선거 전후로 출마자들이 국회의원에게 건넨 고액 후원금의 내역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정다은, 배여운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정다은 기자>
지난 2022년 지방선거 관련 민주당 공천 헌금 의혹, 연루 의혹이 불거진 김병기 의원은 원내 사령탑에서 물러났고,
[김병기/전 민주당 원내대표 (지난해 12월 30일) :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강선우 의원은 민주당에서 아예 제명됐지만, 경찰 수사가 이어지며 파장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문제의 본질은 특정 인물이 아니라, 국회의원이 지방선거 공천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구조' 자체에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래서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지역구 의원들에게 낸 고액 후원금을 들여다봤습니다.
합법적인 후원이라지만 공천권을 쥔 사람에게 돈을 건네는 건 이해충돌 소지가 큰 낡은 관행이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 보좌관 : 국회의원들이 지방의원 공천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고 상하 관계 혹은 군신관계 이런 구조로 갈 수밖에 없는….]
현행법상 1년간 개인이 국회의원에게 후원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500만 원, 기부액이 300만 원을 넘으면 기부자의 인적 사항이 공개됩니다.
지방선거 출마자의 국회의원 고액 후원은 어느 정도인지, 배여운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배여운 기자>
지난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 명단, 그리고 국회의원에 300만 원 넘게 낸 고액 후원자 명단, 이 두 데이터를 하나하나 교차 대조해 봤습니다.
분석 기간은 선거 전후 2년씩, 총 5년 치입니다.
결과 보겠습니다.
당시 후보자 140명이 국회의원 88명에게 고액 후원금을 낸 걸로 확인됐습니다.
건수로는 모두 358건, 액수를 다 합치면 9억 3천만 원이 넘습니다.
후원금 흐름은 뚜렷했습니다.
후원금 90%가 정확히 자신이 출마하려는 지역 국회의원에 집중됐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영남권 후보의 돈은 91%가 국민의힘으로, 호남 후보의 돈은 96%가 민주당으로 향했습니다.
후원금이 가장 많았던 현직 의원, 국민의힘 이종배, 민주당 윤준병 의원이었습니다.
각각 5천500만 원, 4천450만 원이었습니다.
두 의원실 모두, 후원금은 공천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혀 왔습니다.
<정다은 기자>
법 테두리 안에서 응원차 후원한 것일 뿐 대가성은 없었다는 고액 후원자들.
[A 씨/고액 후원금 기부자 : 의정 활동 열심히 하니까 응원 차로. 다른 건 없어요.]
[B 씨/고액 후원금 기부자 : 지역 발전이 돼야 하겠다는 그런 생각에 꾸준하게….]
하지만, 이번 공천 헌금 의혹처럼, 겉으로 드러난 후원금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알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나마 분석한 건, 이름이 공개되는 '고액 후원'뿐이라 실제로 얼마나 더 많은 후보자가 돈을 냈는지는 파악조차 불가능합니다.
[국회의원 보좌관 : (500만 원) 그 이상을 후원하고 싶은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가족이나 지인한테 현금을 주고 얼마씩 좀 그 후원을 해달라 그렇게 '쪼개기 후원'을 해달라라고 요청을 하는 분들도….]
지난 지방선거 때 공천 대가로 돈을 받아
유죄 판결을 받은 전직 국회의원은 지난해에만 3명이었습니다.
이런 고질적인 병폐 때문에 '정당공천제'를 아예 없애자는 법안이 2006년 이후 15건이나 발의됐지만, 국회 임기가 끝날 때마다 흐지부지 폐지됐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위원양,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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