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취재파일

[이브닝 브리핑] 혼돈의 트럼프 관세…최선의 시나리오는?

[이브닝 브리핑] 혼돈의 트럼프 관세…최선의 시나리오는?
'불법' 나와도 혼란 불가피..'관세 환급'에 관심
이번 주 금융시장의 관심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관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집중돼있다. 지난해 초부터 세계 경제를 흔들었던 트럼프의 '관세 드라이브'가 미국 내에서 위법으로 결정되면 그동안 여러 나라에서 반강제로 거둔 관세가 무효가 될 수도 있다는 큰 불확실성 때문이다.

예상 시나리오를 추측해보면, 크게는 합법인 경우와 불법인 경우이다. 합법으로 결론나면 미국의 '관세 무기화' 정책이 국내법적으로 공인되는 셈이다. 상대국의 움직임과 정세에 따라 국가별 상호관세를 인위적으로 올려 압박하는 트럼프의 정책이 더 힘을 받게 된다. 이미 희토류를 무기화한 중국처럼 강력한 무역 레버리지가 없는 한국과 일본, 유럽 등은 고관세의 횡포에 당분간 노출될 수밖에 없다. 반면 거의 1년을 견디며 가까스로 윤곽이 확정된 현행 대미관세 체계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불확실성은 생기지 않는다.

불법이란 판결이 나올 경우에 의외로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미 사법부의 판결이 사실상 3단계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⓵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는 불법이니 폐지하고, 그동안 거둔 관세도 환급해야 한다. ⓶상호관세는 불법이니 폐지하고, 이미 거둔 관세는 환급하지 않는다. ⓷현재 공표된 국가별 상호관세는 유효하고, 앞으로 의회 승인 없이 새로 부과할 수는 없다. 실제 판결은 복잡한 언급이 담기겠지만 대략의 방향성은 이 3가지로 예상된다. 고르라면 당장은 ⓵이 좋아 보이지만, 문제는 판결 이후에 닥칠 큰 혼돈이라는데 의견이 모인다.
상호 관세 위법 관련

1,2심은 "불법"..오는 15일 美대법원의 선택은?

미국 대법원은 오는 14일(한국시간으론 15일) '주요 사건의 판결을 선고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미 대법원은 판결하는 사안을 공개하지 않지만 시장은 상호관세 위법성이 안건일 것으로 추측한다. 미국의 12개 주(州)정부와 코스트코 등 수입가격이 중요한 기업들이 연방대법원에 제기한 소송의 쟁점은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의회 동의 없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이 법은 '대통령이 이례적이고 비상한 위협에 대응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관련된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등 무역·수입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담고 있다. 과거엔 적국에 대한 제재나 자산 동결에 주로 활용된 이 법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앞서 2심 법원은 IEEPA가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을 부여하지만, 그 권한에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미 대법원의 생각도 크게 다르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측은 '미국의 무역 적자가 비상사태이고, 이에 따라 각국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과세의 권한은 언제나 의회의 권한이었다"며, 해당 법은 무역과정의 규제에 대한 것이지 세금에 대한 것이 아니라는 속내를 언급했다. 공화당 성향으로 볼 수 있는 법관들도 "관세 부과 권한이 대통령에게 위임된다면 입법부의 권력이 지속적으로 약화하는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6대 3의 보수 우위 구도지만 상호관세에 관해선 트럼프 행정부 측의 패소 가능성이 더 높게 예상된다. 시장예측 마켓 '칼시'에서도 법원이 상호관세 정책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릴 확률은 28%로 낮은 편이다.
미 대법원 관세 선고 안 나와…이르면 다음주

'플랜B' 언급하는 트럼프 참모들..혼란 불가피

로이터는 미국 정부의 패소 판결로 관세를 환급해야할 상황이 될 경우, 그 규모는 1천500억 달러(220조 원) 정도로 예상했다. 자칫 미 정부의 지급능력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재무부의 현금 보유액이 거의 7천740억 달러(1천130조 원)라며 "관세 환급에 필요한 돈이 모자랄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미국이 관세로 6천억 달러를 이미 징수했거나 곧 징수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미 재무부가 집계한 2025회계연도(2025년 9월30일 종료) 기준 관세 수입은 1천950억 달러 정도이며, 이후에도 월별 관세 수입은 300억 달러 초반 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상호관세 불법 판결이 나오더라도 트럼프 행정부는 그 만큼의 관세 수입을 보전할 정도의 추가 대책, 즉 '플랜B'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는 점이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주말 TV에 출연해 "다른 나라들과 체결한 합의를 재현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권한이 존재하며, 즉각적으로 실행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이 말하는 대응은 '상호관세'가 아닌 '품목관세'의 강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현재 상호관세와는 별도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에 고율의 품목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이를 다른 품목으로 대거 확대해 관세 수익을 대체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품목관세 적용은 장기간의 실태 조사와 의회 보고 절차, 그리고 상대국과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적용까지는 적어도 수개월이 걸린다.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무역적자가 심화할 경우, 5개월 동안 1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법 112조를 먼저 발동해 시간을 벌려고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어떤 대응이라도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하는 만큼, 소비와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은 매우 높다. 미국 국채 금리가 단기적으로 상승하고,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월 초순 수출 전년 대비 감소

한국 기업들의 득과 실.."차라리 유지가 낫다" 왜?

한국은 3천5백만 달러라는 대미 투자를 약속하면서 가까스로 무역 경쟁국들과 같은 수준의 15% 상호관세에 합의했다. 자동차, 철강 같은 특정 분야 품목에 관세를 매기는 '품목관세'와 달리 상호관세는 해당 국가에서 수출하는 전 품목에 일괄적으로 부과하는 관세여서 사실상 '기본 통행세 성격'의 큰 부담이 된다. 우리나라 현대차와 기아차는 한미 관세협상의 결과로 15%의 자동차 관세를 적용받았지만 지난해 분기당 1조∼2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예상 외로 다수의 국내 수출대기업들은 "차라리 현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낫다"라는 반응을 보인다. 상호관세 불법 판결이 나오더라도 이후에 닥칠 혼돈이 더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 기업과 경제당국의 입장에선 그 이유로 3가지 측면을 생각할 수 있다. 한국은 당초 트럼프가 25%로 선언했던 상호관세를 낮추기 위해 미국에 3천50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하면서 가까스로 최악의 상황을 면했고, 지난 연말 이후 새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었다. ⓵미국의 상호관세가 무효가 된다고 해도, 압도적인 위치의 미국에 재협상을 통해 투자규모를 축소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이미 투자가 진행 중이다. ⓶상호관세를 울며 겨자 먹기로 물고 있지만,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수출 품목에서 경쟁국과 비슷하거나, 아니면 다소 유리한 '최혜국'위치를 약속받은 상황에서 다시 품목관세 협상을 진행 할 경우에 다시 주력품목들이 관세 타깃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이다. ⓷ 판결이 관세 무효화 시점을 선고 이후부터로 정하거나 구체적 환급 일정을 명시하지 않을 가능성에 따라 실제 환급에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점이다.

국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상호관세 불법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판결의 구체적 내용, 적용 시점과 기존에 거둔 관세 환급 여부가 중요한 변수라고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한국 수출기업과 경제에 주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대응 조치로 들고 나올 품목관세에 따라 산업별로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최근 트럼프가 주요 식료품 수입국에 대한 관세 인하 등.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주는 관세에 유화적인 조치를 내린 점에서 미국에도 부담이 되는 주요 산업재의 품목관세를 강화하는데 신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뉴스 그 뒷이야기 '취재파일'더보기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