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웅담 채취를 목적으로 한 곰 사육이 올해부터 전면 금지됩니다. 현재 국내 농가에는 199마리의 곰이 남아 있는데 계속 키울 수도, 그렇다고 보낼 곳도 없는 상황입니다.
장선이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의 한 곰 사육장.
좁은 통로를 사이에 두고 우리가 설치돼 있습니다.
철창 속 폭 2m, 길이 8m 남짓한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곰들이 어슬렁거립니다.
박상희 씨는 이곳에서 36년째 곰을 키우고 있습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81년부터 한동안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곰 사육을 장려했습니다.
[대한뉴스 (1985년 9월 6일) : 곰에서 나오는 웅담과 피는 수입 대체 효과도 얻을 수 있는 사육 가능한 야생동물입니다.]
하지만 웅담, 즉 쓸개를 얻기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 곰을 키우는 것을 둘러싸고 국제적 비난이 일었고, 2024년 곰 사육을 금지하도록 야생생물법이 개정됐습니다.
2년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올해부터는 곰을 기르거나 웅담을 채취하는 행위가 모두 불법이 됩니다.
당장 곰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데, 문제는 비용입니다.
유예 기간을 둔 데다 사육 곰은 사유 재산인 만큼 정부는 곰 매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고, 시민단체가 기부금을 모아 마리당 500만 원에 곰을 구조하려 하지만, 농가는 곰 쓸개만 해도 수천만 원이라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박상희/곰 사육 농장주 : 정부에서 장려하고 추천하고 그랬던 사업을 강제로 폐업하고, 그럼 정부에서 폐업에 대한 폐업 보상을 하든가, 시설에 대한 시설 보상을 한다든가.]
협상이 진척되더라도 곰이 갈 곳이 없습니다.
전국 사육 곰은 모두 199마리.
전남 구례 등에 있는 보호시설은 이미 다른 곰들로 대부분 다 차 있습니다.
[최태규/곰보금자리 프로젝트 대표 : 충분한 예산을 만들어서 제대로 된 시설과 제대로 된 운영 주체를 정해서 곰들을 보호할 계획이 다시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곰 농가가 모두 불법 시설로 전락하게 되자, 정부는 곰 사육은 금지하되 처벌 시점을 늦췄습니다.
[이채은/기후에너지환경부 자원보전국장 : 잔여 개체가 최대한 매입·보호될 수 있도록 농가의 곰 사육 금지 규정에 6개월의 계도 기간을 둘 예정입니다.]
하지만 6개월 뒤 199마리의 곰들이 농가의 열악한 철창을 벗어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김영환, 영상편집 : 원형희, 화면제공 : 동물자유연대·곰보금자리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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