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유미 '중년남미새' 영상
방송인 강유미의 이른바 '아들맘'(아들 가진 엄마) 영상이 풍자이냐 조롱이냐를 놓고 학부모를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여학생들 사이에서 남학생들의 여성혐오 언행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영상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이 학교에서 겪은 성희롱 등 피해 경험담을 잇달아 게재하면서 '학내 여혐'이 실재한다고 주장하면서입니다.
이들은 학부모들이 강유미의 영상을 여성 혐오적이라고 지적하기에 앞서 남학생들이 여성을 혐오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먼저라고 촉구합니다.
강유미가 지난 1일 유튜브 채널에 '중년남미새'라는 제목으로 올린 영상은 오늘(8일) 기준 조회수 140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댓글은 1만 5천 개 이상이 달렸습니다.
'남미새'는 '남자에 미친 XX'의 줄임말로, 남성에게 과도하게 집착하고 모든 판단과 행동의 기준이 남자인 여성을 가리키는 멸칭입니다.
강유미는 해당 영상에서 외아들을 둔 워킹맘이자 중년의 '남미새'를 연기했는데, 공개와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방송인 이수지의 '대치맘' 영상이 그랬듯 강유미의 영상 역시 특정 집단을 향한 조롱과 여성 혐오적인 내용을 담았다는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는 중년 여성의 내면화된 성차별을 보여주는 풍자일 뿐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요즘 여학생들이 얼마나 영악한데", "나는 아들에게 여자애들이 때리면 같이 때리라고 한다", "딸은 감정 기복이 심하고 예민하다", "나는 나쁜 시어머니 예약이다" 등과 같은 강유미의 대사를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들어봤다는 글도 줄줄이 올라왔습니다.
육아 커뮤니티를 주 무대로 이어지던 논쟁은 중고교 여학생들이 가세하며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여학생들은 유튜브 영상 댓글로 학내 여성혐오 피해 사례를 공유했고, 이를 캡처한 사진이 온라인 공간 곳곳으로 퍼지면서 공감을 얻었습니다.
교사들 역시 학내 여성혐오 언행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문제는 이런 성차별적 발언을 하더라도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면 처벌이 불가능한 데다, 일일이 지도한다고 하더라도 습관처럼 굳어진 생각과 말을 근본적으로 고치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경기도 소재 초등교사 A(35)씨는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유튜브 영상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육이나 볶아 온나, 쿵쾅쿵쾅, 앙기모띠' 같은 여성혐오 용어를 배워 학교에서 사용하는 아이들이 많다"면서 "아무리 '이러이러한 이유로 나쁜 말이다'라고 가르쳐도 그때뿐이고 집에 돌아가서 스마트폰을 보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고 털어놨습니다.
장세린 교사노조연맹 정책국장은 학생들의 여성혐오 관련 문제가 숱하게 벌어지고 있다면서도 "학교 현장에서 여성혐오라는 말 자체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딥페이크, 불법 촬영 등 성범죄가 아닌 단순 여성혐오 발언은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성 감수성을 기르고 학내 여성혐오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선 성교육 강화와 보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현재 학교에서 실시하는 4대 폭력 예방 교육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 교육이 청소년들의 젠더 편견이나 공격성, 폭력성, 존중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장 국장 역시 "현행 성교육 수준으로는 다루지 못하는 내용들이 너무 많다"면서 "아이들은 결국 음지에서 여성혐오 용어를 학습하고 쓰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강유미 유튜브 채널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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