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언론 라 베르다드(La Verdad)에 보도된 침몰 러시아 화물선 우르사 마요르호
1년 전 스페인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화물선이 사고 당시 핵 추진 잠수함용 원자로 부품을 싣고 북한으로 향하던 중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스페인 언론 라 베르다드는 지난해 12월 카르타헤나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러시아 무기 수송선 '우르사 마요르'호가 당초 신고 내용에 없던 대형 화물을 싣고 운항 중이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페인 당국은 선미에 방수포로 덮여 있던 대형 화물이 연료가 실리지 않은 해군용 원자로 부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으며, 해당 화물이 북한을 목적지로 운송되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우르사 마요르호는 러시아의 무기 운반선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당국은 당초 이 배가 시리아를 경유해 러시아 기지로 무기와 장비를 운송하는 중이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1일 선박이 비정상적으로 항로를 변경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이틀 후 조난 신고가 접수돼 수색·구조 작업에 나섰습니다.
실종된 2명을 제외한 승무원 14명은 구조됐고, 이후 배는 침몰했습니다.
위성 데이터에 따르면, 이 배는 선체 내부 또는 외부에서 발생한 폭발이 생긴 후 옆으로 기울어지면서 가라앉았습니다.
침몰 경위 조사에서 선장은 처음에는 화물이 빈 컨테이너 100여 개, 대형 크레인 2개, 러시아 쇄빙선 프로젝트용 대형 부품 2개로 구성됐으며, 모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화물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항공 감시 자료를 살펴본 결과, 2개의 대형 부품은 각각 약 6∼7.6m 크기에 무게는 65톤(t)으로 추정됐습니다.
일반적인 쇄빙선 부품으로 보기에는 비정상적으로 무거운 물체였습니다.
이후 선장은 이를 '맨홀 덮개'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라 베르다드는 스페인 조사 당국이 이 화물이 소련 시절 개발된 VM-4SG 핵잠수함 원자로 케이싱(외부 덮개)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VM-4SG는 현재도 러시아 해군 델타Ⅳ급 탄도미사일 잠수함 일부에 탑재돼 운용 중인 모델입니다.
스페인 당국은 또 이들 부품이 북한으로 운송 중이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목적지는 라선항이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국과 미국,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와 병력을 지원한 북한에 그 대가로 군사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진수한 핵잠수함이 원자로 설계 과정에서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며, 완성된 러시아산 원자로가 통째로 사용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사진=라 베르다드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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