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환율로 고통받는 건 소비자뿐만이 아닙니다. 유로 환율이 1천700원 선까지 뚫린 데다 유럽 국가들이 외국 학생들에 대한 지원까지 줄이면서 유학생들 생활은 더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권영인 특파원이 만났습니다.
<기자>
파리에서 대학을 다니는 손지민 씨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 집을 매일 오르내립니다.
[손지민/프랑스 유학 3년 차 : 특히 여행가방 들고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하는 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4평짜리 방 하나를 한 달에 1천400유로, 우리 돈 240만 원을 주고 쓰고 있습니다.
그나마 프랑스 정부가 매달 230유로의 주거 보조금을 보내줘 부담은 조금 덜었습니다.
하지만, 내년 7월부터 이 보조금은 완전히 사라집니다.
국적에 상관없이 학생들에게 최대 월 350유로까지 지원했던 프랑스가 재정난을 이유로 외국 유학생은 제외하겠다고 한 겁니다.
[손지민/프랑스 유학 3년 차 : (친구도) 이미 집 구할 때부터 보조금 받을 것까지 생각해서 이사를 한 곳이었는데 그 지원이 중단되면 (싼 집으로) 이사 무조건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걱정은 또 있습니다.
파리 명문대인 1대학, 팡테옹-소르본 대학이 내년부터 학비를 16배 올리기로 했습니다.
1대학은 등록금이 연 30만 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역시 재정난을 이유로 비EU 지역 학생들에게 490만 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학교 지원 예산을 삭감해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아직 등록금을 올리지 않은 대학들도 1대학을 뒤따라갈 분위기입니다.
[김민선/유학 2년 차 : (등록금이) 15배, 16배 갑자기 오른 거잖아요. 학사 끝내고 석사·박사 하고 싶다는 유학생들은 (등록금 때문에) 그 계획이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로화도 크게 올랐습니다.
원·유로 환율은 이번 주 잠시 숨을 고르고 있지만, 올 초 1천500원 수준에서 1년 만에 1천700원대로 훌쩍 뛰었습니다.
[손지민/프랑스 유학 3년 차 : 예전에는 바게트가 정말 싸구나 하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유로화로 봤을 때 느낌이랑 환전해서 원화로 봤을 때랑 느낌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지난 10년간 미국과 중국, 일본 유학생은 계속 줄어들었지만, 유일하게 유럽 유학생만 늘었습니다.
하지만 재정난에 시달리는 유럽 국가들이 유학생 지원책부터 줄이는 데다 환율마저 치솟아 유럽의 한국 유학생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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