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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성탄 파티' 급습…산타 차림 팔레스타인인 체포

이스라엘, '성탄 파티' 급습…산타 차림 팔레스타인인 체포
▲ 23일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베들레헴의 예수 탄생지로 추정되는 성탄 교회를 방문하고 있다.

이스라엘 경찰이 25일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던 하이파의 한 음악 홀을 덮쳐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팔레스타인인 등을 체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인권단체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팔레스타인 혈통을 지닌 이스라엘 시민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모사와 센터에 따르면 현장에서 디스크자키(DJ)와 노점상도 체포됐으며 기기가 압수됐습니다.

공개된 영상에서 경찰관들은 행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파티 참가자들을 밀어서 넘어뜨리고 수갑을 채웠습니다.

이스라엘 경찰은 성명서에서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남성이 체포에 저항했으며 경찰관 한 명을 폭행했다고 말했습니다.

모사와 센터는 경찰이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했으며 경찰의 이번 체포 작전이 법적 권한 없이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체포작전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일상생활에 대해 지속적 제한을 가하는 와중에 팔레스타인인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점령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전역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24일 예수 탄생지로 알려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베들레햄의 예수 탄생 교회 근처의 광장에서 팔레스타인 스카우트 밴드가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예수의 출생지로 알려진 서안지구 베들레헴에서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2년여 만에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축하 행사가 열려 악대가 백파이프를 불면서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로마 가톨릭, 아르메니아 사도교회, 그리스 정교회 등 여러 교파가 공동으로 쓰는 베들레헴의 예수 탄생 기념 성당에서 미사를 드렸으며, 시내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켜진 가운데 어린이들이 캐럴을 불렀습니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7만여 명이 숨지고 인프라가 대대적으로 파괴되는 등 전쟁의 참화를 겪은 가자지구에서는 불안정한 휴전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소규모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크리스마스를 축하했습니다.

가자지구 전역을 뒤덮은 폐허 속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반짝이는 장식품들이 화려한 색채의 물감이 튄 자국처럼 흩뿌려져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됐습니다.

가디언이 인용한 팔레스타인 통신사 WAFA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인 정착민들이 라말라 외곽 투르무스 아야 마을을 습격해 올리브나무들을 뽑아버렸습니다.

또 이스라엘 군인들은 헤브론 근처에서 주택들에 난입하고 차량들을 압수했습니다.

팔레스타인 내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겨냥한 이스라엘 측 공격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에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교회 시설을 상대로 32건의 공격이 일어났으며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겨냥한 물리적 공격 45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지시간 25일 교황 레오 14세가 바티칸에서 크리스마스 축복을 전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즉위 후 첫 성탄절 강론에서 무방비 상태의 주민 수십만 명이 천막에서 추위와 비바람을 견디는 가자지구의 참담한 인도적 상황을 규탄했습니다.

그는 예수가 마구간에서 태어난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말씀(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이 세상 사람들 사이에 오셔서 그의 연약한 천막을 치셨다"며 "그러니 우리가 어떻게 가자 지구의 천막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연약한 천막'이라는 말은 그리스도교에서 인간의 육신을 은유하는 표현으로 종종 쓰이며 특히 예수가 인간으로서 입었던 육신을 가리키는 말로 자주 쓰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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