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포 트리니원 '로또 분양'? "우리 사회의 선택입니다"
Q. 청약 시장 어떻게 보는지?
놀라운 수치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남·서초 등 좋은 입지의 청약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고요. '돈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서초 트리니원 분양에는 5만 명 정도 몰렸다. 15억 이상의 현금이 있어야 되는데 그 많은 숫자가 청약을 했다. 일반 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서 경쟁률은 굉장히 높았고요. 현금만으로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는지, 허수가 일부 있기는 하겠습니다만 그걸 곱하기로 계산해 보니까 어마어마한 숫자가 나오더라고요.
거기에도 시장을 관통하는 양극화는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고, 말하자면 우리 사회가 선택을 한 겁니다. 재건축이나 도시 정비 사업을 통해서 새로 나오는 물량들 중에서 일반 청약을 기다렸던 분들을 위해서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줘라, 이걸 선택한 거거든요. 그게 현재 제도고요.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로또 분양'은 생길 수밖에는 없는 겁니다.
'로또 분양'이 있는 상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거예요. 집값 안정을 위해 대출을 규제해 둔 상태에서 '로또 분양'은 현금이 있는 사람만 노릴 수밖에는 없는 거고요. 그러면 그건 받아들여야 되는 게 맞다.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면 '로또 분양' 과열 현상은 줄어들 텐데, 그게 바람직한 거냐?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대출 규제를 풀어버리면, 예를 들어서 자금이 부족해도 대출이나 전세를 놓는 걸 전제로 참여할 수 있을 텐데 그건 바람직한 거냐? 그럼 집값이 어떻게 되더라도 계속 규제를 풀어야 되는 거냐? 그것도 아니라는 거죠. 양면성이 다 있다는 측면에서 깊게 생각할 필요는 있다.
Q. 사실 현금이 있다면, 청약을 들어갔을 때 보이는 수익이 워낙 크니까.
사람들은 이미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주택이면서 청약 가점들이 높은 분들은 힘든 시간을 감내하면서 본인이 감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로또 분양'을 기다리면서 대기하고 있는 분들이 있는 거고요. 가점이 높다면 여전히 청약에서는 분양가 상한제가 있는 한 기회가 있을 수 있다.
한강 벨트, 전세 매물마저 '풍부'? 왜?
Q. " 전세 시장에서도 양극화 있다" 서울 외곽 지역 전세 매물이 급감했는데 한강 벨트 지역에는 오히려 매물이 증가하는 흐름?
더 비싼 집을 더 강하게 규제하고 낮은 가격의 집은 대출을 조금 받을 수 있게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충격은 중저가 이하, 서울 외곽에서 더 크게 받는 것 같아요. 매매 수요가 줄어드니 임차인이 매매로 다른 지역으로 가면서 그게 다시 전세 물량으로 나와야 되는데, 그러지 않고 그냥 전세를 연장하거나 옆에 있는 전세를 찾아서 들어가니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고요.
반대로 대출 규제에 대한 영향을 덜 받는, 강남 3구를 포함한 한강 벨트 지역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거래량이 전체적으로 줄긴 했지만 사서 나가는 사람들이 있는 겁니다. 강남에서 살다가 강남에서 매매로 옮겨가는 경우에는 그 물량이 기본적으로 전세로 나오게 되니까 물량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모든 지역에 월세화 현상이 같이 있다 보니까 전세는 더 줄어드는, 그중에서도 서울 외곽이 매매 수요로 빠져나가지 못해서 더 많이 줄어드는 현상이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라지는 전세…"소득 불평등마저 커지게 만들 겁니다"
Q. 전세난 현상,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요?
안타깝게도 더 심각해질 것 같습니다. 해결이 되려면 공급, 그중에서도 완공된 입주를 기준으로 물량이 늘어나야 되는데, 올해는 서울의 입주 물량이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특히 강남 중심으로는 꽤 많이 있었고요. 그런데 내년에는 많이 줄어들 예정이기 때문에 서울 경기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세 가격 상승이 큰 화두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우리나라에는 전세 시장이 있잖아요. "우리가 양극화가 아직 덜 돼 있는 거다. 다른 나라는 빈익빈 부익부가 훨씬 더 강하고 우리나라가 오히려 비정상이다" 이런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어떻게 보세요?
다른 국가 대비 우리나라가 부의 불평등, 자산 격차가 심한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자산을 기준으로 불평등, 양극화가 심하다. 근데 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불평등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 '자산 기준으로는 양극화가 심하지만 소득 기준으로는 그렇게 심하지 않다'도 맞는 얘기인 것 같아요.
가장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가 전세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전세는 원래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거였습니다. 조선시대 토지 전당제에서부터 시작해서 발전해 온 제도예요. 이 제도 덕분에 상대적인 주거비 안정, 즉 국민 다수가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되는 주거비를 아끼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서구 OECD 다른 국가들처럼 전세는 비정상적인 제도고, 집값이 계속 올라가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월세화 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하는데,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정말 그런가? 지금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월세 금액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거든요. 소득이 급격하게 늘지 않는 경우 주거비의 상승, 그러니까 자가에 거주하고 않으면 이게 점점 올라갈 거거든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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