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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유보' 못 듣고 일찍 나온 시민들…그래도 안도의 한숨

'철도파업 유보' 못 듣고 일찍 나온 시민들…그래도 안도의 한숨
▲ 서울역에서 장모(56)씨가 출장지인 동대구역행 열차를 조회 중이다.

'성과급 정상화'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던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을 유보한 오늘(23일) 서울역 고속철도(KTX)와 1호선 승강장에서 출근길 시민들은 안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오늘 새벽 서울역 KTX 승강장에서는 100명 안팎의 승객들이 오전 5시 51분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보낸 '철도노조 파업 유보로 첫차부터 정상 운행한다'는 안전 안내 문자 알림이 울리자 일제히 휴대전화를 확인했습니다.

KTX 열차 출발 안내 전광판에는 열차 지연 시각이 모두 '0분'으로 표출됐습니다.

휴대전화를 주시하던 장 모(56)씨는 "파업한다길래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일산에서 택시 타고 서울역까지 왔다"며 "원래 낮 12시 26분에 동대구로 출발하는 열차를 예약했었는데 (열차 일정이) 다시 살아났다. 미치겠다"며 연거푸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는 "다음 주 부산 출장도 불안해서 기차랑 비행기도 둘 다 왕복으로 잡아놨다"며 "오늘 피해 본 사람이 얼마나 많겠나. 특히 외국인들은 얼마나 당황했겠느냐"고 했습니다.

큰 짐가방을 앞에 둔 채 승강장에서 부산행 ITX 열차를 기다리던 대학생 박 모(19)씨는 "원래 좀 늦은 시간에 출발하는 티켓이었는데 파업이 9시 이후부터 시작한다고 해서 티켓을 바꿨다"며 "혹시 몰라 일찍 왔다"고 했습니다.

박 씨는 "(열차를) 못 탔으면 가족이랑 보낼 일정이 밀렸을 것 같다"며 "기숙사에서 짐을 빼고 본가로 가는 건데 파업했으면 기숙사로 다시 돌아가서 짐 두고 버스나 비행기를 알아봤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전 유명 빵집 성심당에 '오픈런'을 하러 간다는 직장인 길 모(26)씨는 "파업했으면 오픈런을 못 했을 것"이라면서도 "오늘 연차 내고 가는 거라 좀 늦게라도 가면 된다"며 웃었습니다.

사촌과 강릉 여행을 간다는 손 모(22)씨는 "원래 파업이라고 하면 거부감을 느꼈는데 이번 건은 기획재정부에서 성과급을 준다고 하고 뺏는 격이라 (파업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노동자들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지하철1호선 서울역 플랫폼에서 출근 중인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같은 시각 지하철 1호선 서울역 플랫폼에서는 건설 현장이나 운수 현장으로 출근하던 시민들이 대다수였습니다.

많은 이들은 자정께 나온 파업 유보 소식을 모르는 듯했습니다.

건설 현장으로 출근한다는 김 모(54)씨는 "오전 4시에 일어나 버스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했다"며 "일하는 게 바빠서 뉴스를 잘 안 보다 보니 파업하는지도, 안 하는지도 몰랐다"고 했습니다.

김씨는 "돈 주는 사람이 돈 잘 주고, 돈 받는 사람이 잘 협조하면 이런 일이 생기겠느냐"며 "제삼자만 피해받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대문구에서 수원의 한 공사장으로 출근하는 A(70)씨도 "지하철이 아침 9시부터 파업한다는 소식만 들었다"며 "계속 유보하고 끌면 새벽부터 나가서 일하는 사람으로선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경기 안양에서 서울 청량리역 인근으로 출근한다는 직장인 김 모(32)씨는 "파업을 유보한 줄 모르고 평소 6시엔 집에서 나오는데 오늘은 30분 더 일찍 나왔다"며 "(파업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불편한 건 싫지만 권리이기도 하지 않나"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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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빡!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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