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조선 켄딜호가 올해 10월 튀르키예에 들렀을 때 모습
우크라이나가 지중해에서도 처음으로 러시아 '그림자 선단' 유조선을 항공 드론으로 공습했습니다.
러시아도 곧장 우크라이나 흑해 오데사주의 항만시설을 타격하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양측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은 이번 주말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종전안을 논의합니다.
로이터, AFP 통신과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현지시간 19일 우크라이나에서 2천㎞ 떨어진 지중해 중립 해역에 있던 유조선 켄딜호를 공습해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습니다.
그림자 선단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우회해 러시아산 석유를 운송, 러시아에 전쟁 자금줄 역할을 하는 선박으로 최대 1천 척 규모로 추정됩니다.
이들 선박은 국적을 자주 변경하고 누구 소유인지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공격 당시 켄딜호에는 석유 등 화물이 실려 있지 않아 환경 오염 문제는 없다고 SBU 당국자들은 말했습니다.
SBU 소식통이 외신에 제공한 영상을 보면, 유조선 한 척의 갑판 쪽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이 보입니다.
로이터는 이 선박이 켄딜호가 맞는 것으로 보이지만, 촬영된 위치나 시간은 파악할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해양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린트래픽 데이터에 따르면 오만 선적인 켄딜호는 인도 시카 항에서 출발해 러시아 발트해 우스티 루가 항을 향해 항해 중이었으며, 그리니치 표준시로 19일 오후 1시 30분쯤 리비아 쪽 바다에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몇 주간 그림자 선단 유조선을 흑해에서 공습해 왔습니다.
일부 선박은 튀르키예 해안선을 따라 항해하며 항구를 빠져나가는 게 목격됐는데, 이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SBU의 한 소식통은 AFP에 이번 작전에 대해 "전례 없고 새로운 특수 작전"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지중해에서 군사 작전을 벌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공격은 흑해보다 먼 지중해 해상이었을 뿐 아니라 항공 드론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로이터는 평가했습니다.
이에 러시아도 19일 밤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항만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며 보복에 나섰습니다.
올렉시 쿨레바 우크라이나 복구 담당 부총리는 SNS를 통해 "러시아가 탄도미사일로 오데사 지역 항만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7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습니다.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중심지로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의 주요 표적이 되어왔습니다.
미사일 공격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훨씬 더 강력한 공격"으로 대응해왔다며 보복 의지를 밝혔다고 영국 스카이뉴스는 전했습니다.
포성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미국이 주도하는 종전 협상은 주말에도 이어집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종전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번 주말 마이애미에서 푸틴 대통령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등 러시아 대표단과 만난다고 전했습니다.
종전 협상은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 등 일부 쟁점 사안을 놓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진전은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결국 합의는 그들에게 달려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합의를 강요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