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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와이드 2부

손품 팔아도 "결국 호구"…스드메 가격은 아직도 비공개

손품 팔아도 "결국 호구"…스드메 가격은 아직도 비공개
<앵커>

지난달 공정위가 결혼식의 불합리한 계약을 개선하기 위해 스튜디오 촬영, 웨딩드레스, 메이크업 패키지, 이른바 '스드메' 가격공개 고시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이행하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요. 실제 결혼을 준비 중인 예비부부에게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한국소비자원의 가격 정보 포털 서비스 '참가격'에 스드메 가격을 올린 대행업체는 단 5곳.

다른 유명 업체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도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이 각각 얼마씩인지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결혼 1년차 : 이 스튜디오가 그래서 얼마, 드레스가 얼마, 메이크업이 얼마, 이렇게 각 항목들의 통합이 없거든요. 서비스도 그 세부 항목들이 적혀는 있거든요. (계약서에는) ABCDEF 등 이런 식으로, '등'으로 그냥 끝내요. 이 항목들이 전부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그리고 이 각 항목들이 얼마인지도 저희는 모르는 거예요.]

대행업체 상품, 즉 플래너를 끼지 않고 따로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은 더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26년 4월 결혼 예정 : 처음에는 그냥 우리가 인터넷에서 정보 찾아보고 좀 발품 팔아서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플래너도 없이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대부분 정작 중요한 내용, 뭐 가격이라든지 옵션이라든지 이런 내용은 다 비공개고]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추가금 관행이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

그나마 '참가격'에서는 대략 어떤 옵션이 추가되는지 파악할 수 있지만, 실제로 업체가 공개하는 항목은 너무 부실하다는 불만이 많습니다.

공정위는 그저 추가금 예시만 제시할 뿐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까지는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는 규정을 정하지는 않아서 업체마다 공개하는 옵션이 다릅니다.

[27년 3월 결혼 예정 : 스튜디오만 쳐도 야간 촬영 있냐 없냐, 야외 촬영 있냐 없냐, 드레스도 프리미엄 라인이 있냐 몇 벌 입어보냐, 메이크업도 직급이 원장님 직급이냐 그런 것에 따라서 또 달라져서 결국 저희가 가서 정해야 (가격을) 확실히 알 수 있어서.]

많은 대행업체 사이트 역시 선택옵션은 아주 기본만 안내하거나 '별도문의'라고 적어두고 있는데요.

손품을 팔아 대략적인 옵션을 예상하더라도 막상 스케줄이 시작되면 추가금이 계속 늘어난다고 합니다.

[결혼 1년차 : "이 정도는 기본으로 넣어주셔야 앨범이 허전하지 않다" "보통 이 정도는 기본으로 하신다" 그런데 페이지당 3만 3천 원이라고 갑자기 가격을 공개하시는 거예요.]

가격 정보 포털 서비스 '참가격'에 올라온 웨딩업체

그리고 '최소~최대' 범위로 가격을 고시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본 금액은 어디까지 포함하는 것인지 어떤 게 추가 항목인지, 최소·최대 금액 사이에서 평균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조차 알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27년 3월 결혼 예정 : 기본가격 써놓은 것은 제일 안 좋고 초라해 보이는 것으로 해놓고 계속 추가금을 붙이려고 할 것 같아서 크게 도움이 안 될 것 같고, 결국 가서 어느 정도 수준의 이 상품이 어느 정도 추가금이 붙느냐 그걸 확인해봐야 결국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크게 도움 안 될 것 같아요.]

웨딩업계는 성수기, 비수기, 옵션 등에 따라 수십 개가 넘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공개하기가 어렵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공정위 또한 업계 불만이 심해 최소에서 최대 방식의 가격 공개가 최선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혼 1년차 : 길거리 옷 가게에 가도 1만 원짜리 티셔츠에도 1만 원이라 붙어있고 5만 원짜리 점퍼에도 5만 원이라고 붙어 있고 그 작은 것들도 다 가격이 택이 붙어 있는데 왜 드레스샵은 그게 안 되는지 저는 잘 모르겠거든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인 만큼 불합리한 점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게 예비부부의 현실인데요.

무엇이 가장 변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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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빡!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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