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경찰에 검거될 당시 조양은 씨
12년 전 돈을 갚지 않은 채무자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 판결을 확정받은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75)씨가 국가로부터 435만 원을 보상받습니다.
17일 관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1부(차영민 수석부장판사)는 조 씨에게 비용보상금으로 435만 원을 지급하는 형사보상 결정을 공시했습니다.
형사보상은 무죄가 확정된 피고인이 구금이나 재판으로 생긴 손해를 보상해 달라고 국가에 청구하는 제도입니다.
조 씨는 2013년 초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채무자 A 씨에게 소음기를 단 권총을 머리에 겨누며 옷을 벗게 한 뒤, 권총 손잡이와 손발로 A 씨의 온몸을 여러 차례 때리고 담뱃불로 신체를 지지는 등 3시간에 걸쳐 폭행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조 씨는 자신의 지인이 A 씨의 소개로 만난 사람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하자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심은 조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범행 내용과 범행 후 정황 등을 감안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반면 2심은 "핵심 증인인 피해자 A 씨의 진술에 증거능력이 없다"며 조 씨가 무죄라고 판단했습니다.
A 씨는 조 씨의 1심 2차 공판기일에도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4차 공판기일부터는 '조 씨 면전에서 증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2022년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조 씨는 1970년대에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이끈 거물급 조직폭력배로 1980년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는 1995년 만기 출소해 '신앙 간증'을 받은 뒤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으나 이후에도 해외 원정도박과 대출 사기 등 혐의로 여러 차례 기소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