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뼈와 피부 없이, 몸 밖에 비어져 나온 심장을 갖고 태어난 아기, 서린이.
100만 명 중 5명에게 발생하는 초희귀 '심장이소증'을 가지고 태어난 서린이가 기적적으로 치료에 성공해 건강하게 병원 문을 나섰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오늘(17일) 국내 최초로 심장이소증을 앓는 신생아의 심장을 흉강 안에 넣고 가슴 부위를 배양 피부로 덮는 고난도 재건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이 병을 앓는 환자의 90% 이상은 출생 전 사망하거나 태어나더라도 72시간을 넘기지 못할 만큼 치명적인 병이었습니다.
임신 12주 만에 서린이의 병을 알게 됐지만 3년간 14차례의 시험관 시술 끝에 찾아온 서린이를 부모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심장과 교수와 소아심장외과 교수가 뱃속 서린이를 지키기 위해 뜻을 모았습니다.
의료진의 도움으로 38주를 버텨내고 세상에 나온 서린이의 심장은 몸 밖에 완전히 노출된 채 뛰고 있었습니다.
심장을 보호해야 할 가슴뼈와 갈비뼈가 없었고, 흉부가 열려 있는 상태였습니다.
울면서 힘을 줄 때마다 폐 일부마저 몸 밖으로 떠밀려 나올 정도였습니다.
[백재숙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심장과 교수 : 심장의 일부만 나와 있는 경우들은 전에도 간혹 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전체 심장이 밖에서 보기에 대동맥까지 보일 정도로 심장 전체가 다 나와 있었거든요. 아이를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계속 있었죠.]
몸 밖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히 임시 인공피부를 덮는 수술이 이뤄졌습니다.
세 번의 수술 끝에 간을 아래로 내리며 조금씩 심장을 밀어 넣는 데 성공했고, 이후 서린이의 피부로 배양한 피부를 흉부에 이식하는 데 성공하면서 생후 두 달 만에 심장이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점차 건강을 회복한 서린이는 일반 병동으로 이동해 생후 100일 만에 엄마 아빠에게 처음 환한 미소를 보여줬습니다.
서린이는 최근 퇴원해 외래 진료를 다니면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린이 엄마 : 모든 치료들을 하나둘씩 다 이겨내고 있는 걸 보면서 너무 기특해요. 너무 기특하고 앞으로의 치료들도 엄마랑 같이 하나 둘씩 다 이겨내면 좋겠어요.]
몸 밖에서 위태롭게 뛰던 서린이의 그 작은 심장이 이제 몸 안에 단단히 자리 잡아 제자리에서 힘차게 박동하고 있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이승진, 제작 : 디지털뉴스부)
[자막뉴스] "살릴 수 있을까?" 의료진도 두려웠지만…90% 치사율 이겨낸 '기적의 아기'
입력 2025.12.17 16:17
수정 2025.12.17 2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