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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8NEWS] "한국 기업, 땅도 그냥 써"…'짝퉁 동대문' KK파크의 비밀

[AFTER 8NEWS] "한국 기업, 땅도 그냥 써"…짝퉁 동대문 KK파크의 비밀
대형 인공호수를 끼고 화려한 조명이 수놓은 거리, 한복 가게에서부터 불고기, 떡볶이, 튀김집까지 한국 신도시 어딘가 싶지만 중국 남동부 해안 도시 옌청입니다. 중국말로 개방을 뜻하는 카이의 K자와 코리아의 K자를 따서 만든 KK파크입니다. 옌청시는 3년 전 우리 돈 4천억 원을 들여서 이곳을 만들었습니다. 한중 교류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 옌청에 사는 한국인들을 위해 만든 건데 일단 아직까지 성과가 미미합니다. 한창 붐벼야 할 저녁 시간에 거리는 썰렁하고 공허한 케이팝만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1. 여기가 한국이야? 중국이야? 썰렁한 K-도시 왜 팍팍 밀어주나
음식점들은 100테이블이 넘는 초대형으로 만들었지만 저녁 손님은 5테이블도 안 될 정도입니다. 한국 같았으면 일찌감치 사업 접었을 텐데 앤청시가 지원하면서 3년 넘게 버티고 있습니다. 거의 돈 먹는 하마인데 옌청시는 왜 이러는 걸까요? 옌청시한테 한국은 특별합니다. 정확히 한국 기업과 한국인들이 특별한 겁니다. 옌청에는 기아와 모비스, SK온 등 한국 대기업이 대거 들어와 있습니다. 처음에는 14억 중국 내수 시장 보고 들어와서 상당한 수익을 내기도 했습니다. 한때 옌청시 세수의 60%를 차지했으니까 거의 옌청시를 먹여 살렸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사실은 지금도 옌청시는 한국 기업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데, 공장 두 곳을 운영하는 기아 한 기업이 10만 명 고용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당연히 한국 기업 한국인들한테 잘해 주고 싶겠죠. 그래서 도시 표지판에는 한글이 병기돼 있고, 관용차는 전부 기아를 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 기업 유치에 더 적극적인데 뭐든지 아이템만 갖고 와라, 그러면 옌청시의 생산 시설을 활용해서 만들어주겠다, 이런 겁니다.

[저우빈/옌청시 당서기 : 중국 옌청과 한국 간의 지속적이고 견고한 협력 관계는 굳게 맺어진 소중한 유대감을 보여주는 겁니다.]

실제로 대기업 뿐만 아니라 환경 관련 중소기업들도 옌청에 법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2.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옌청' 이유는?
그런데 기업들이 좀 잘해준다고 무조건 가는 건 아니죠. 당연히 옌청에 오는 게 돈이 되나 안 되나 따져보고 오는 겁니다. 일단 기아나 모비스 같은 경우 이미 내수 보고 들어와서 만들어 놓은 생산시설을 활용하는 목적이 큽니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한국 상품 경쟁력 예전 같지 않죠? 중국 전기차에 밀리고 고급시장은 여전히 독일 3사, 일본 차에 밀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찾은 게 중국 생산 해외 수출입니다. 여기 인건비 아직도 한국에 비해 상당히 쌉니다. 대졸 초임이 월 8천 위안 우리 돈 160만 원 선입니다. 연봉 2천만 원도 안 되는 겁니다. 중국에서 각종 부품 공급도 쉽습니다. 물론 가격도 쌉니다. SK온 배터리도 마찬가지죠. 여기서 만들어서 다른 나라로 판다, 이건데 한국과 비교하면 생산비, 인건비 모두 저렴합니다. 게다가 옌청시가 수출하면 부가세 환급 간편하게 해주고 기업이 원하는 건 뭐든지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신창호/SK온 운영 총괄 : 광활한 해양과 풍요로운 생태, 질서 정연한 도시 인프라와 활기찬 산업 현장은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한 옌청의 해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중국에서 사업하는 거 우려도 많습니다.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서 언제 사업에 지장이 생길지 알 수 없는 위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기업들이 옌청에 몰리는 건 그만큼 한국 국내 생산이 힘들다는 방증입니다. 옌청시에서 우리 기업들의 역량과 인기를 체감하고 뿌듯하면서도 씁쓸한 이유입니다.

(취재: 한상우/ 구성: 신희숙/ 영상편집: 권나연/ 디자인: 이수민/ 제작: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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