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쿠팡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일어난 지 11일 만에, 박대준 대표가 오늘(10일)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사실상 경질인데, 후임은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미국 본사 임원이 선임됐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예정된 청문회에 사퇴한 박 대표를 그대로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전형우 기자입니다.
<기자>
쿠팡 한국법인을 총괄해 온 박대준 대표이사가 전격 사임했습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지 11일 만입니다.
박 대표는 국민께 실망을 드려 매우 송구스럽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박 대표가 김범석 쿠팡 미국 본사 이사회 의장을 방어하며 자신이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해왔던 만큼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훈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일, 국회) : 사과할 의향이 없는 겁니까, 김범석 의장은?]
[박대준/쿠팡 대표이사 (지난 2일, 국회) : 제가 현재 이 사건에 대해서 전체 책임을 지고 있고, 제가 한국 법인의 대표로서 끝까지 책임을 지고.]
박 대표가 물러나면서 해롤드 로저스 미국 본사의 최고관리책임자 겸 법무 총괄이 임시 대표로 선임됐습니다.
쿠팡 내부에서 '김범석의 복심'으로 평가되는 로저스 신임 대표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정보보안 강화와 신뢰 회복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표 교체는 미국 본사가 직접 나서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되지만, 오는 17일 국회 청문회에 김 의장의 출석을 막기 위한 방패막이 인사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쿠팡 측은 로저스 대표가 국회 청문회에 출석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김 의장의 출석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쿠팡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정부와 시민단체의 압박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쿠팡의 복잡한 탈퇴 조사와 면책 약관 논란 등과 관련해 현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참여연대 등은 쿠팡이 피해 고객 1인당 최소 30만 원을 보상하라는 내용을 담은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오후 서울 쿠팡 본사에서는 쿠팡 노동자 등 4명이 김 의장과의 면담 등을 요구하며 회사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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