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술작품도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상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품 디자이너 출신인 큐락 작가는 비닐 포장지를 매개로 예술 작품과 상품의 경계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Unboxing the Self / 20일까지 / 서울아트나우 갤러리]
1960년대에 만들어졌던 일본 작가 데즈카 오사무의 애니메이션 우주소년 아톰입니다.
불끈 쥔 주먹과 위쪽을 응시하는 눈빛의 결연한 표정 등 아톰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되살렸습니다.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채 우뚝 서 있는 캐릭터, 미국의 현대미술가 카우스가 미키마우스를 변형해 만든 '컴패니언' 시리즈입니다.
잘 알려져 있고 대중매체를 통해 친숙한 이미지를 강렬한 원색으로 되살리는 팝아트에 완벽한 재현을 추구하는 극사실주의 기법이 더해졌습니다.
그런데 작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캐릭터를 투명한 비닐 포장지로 감쌌습니다.
자신이 재현한 캐릭터를 상품화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겁니다.
[큐락/작가 : 예술 작품이든 시중에 만들어진 제품이든 간에 최종적으로는 그 비닐 포장지에 포장이 되고, 포장되는 순간 상품으로서 누군가에는 욕망을 자극하는 하나의 모티브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장남 바트 심슨의 코믹한 얼굴이 반으로 나뉘었습니다.
한쪽 절반에는 복잡한 기계장치들이 들어차 있습니다.
마치 감춰진 내면을 폭로하는 듯합니다.
빅토리아 시대풍의 의자도 실제로는 기계장치일 뿐이라는 설정으로 사이보그 시대를 은유합니다.
[큐락/작가 : 앞으로 도래할 본격적인 AI 시대에 인간 확장이라는 담론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원화 위에 실제 물감 작업을 추가하거나 3D 렌더링을 통한 부조 작업까지, 제품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현대 소비사회의 뒷면과 디스토피아적 미래상을 무겁지 않게 그려냅니다.
(영상편집 : 안여진, VJ : 오세관)
'예술작품' 거래되는데 상품일까?…그 경계에 대한 질문
입력 2025.12.03 12: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