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엔 '그날 밤'의 기획자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입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직후 노 전 사령관은 김용현 당시 국방장관에게 "죽으란 법은 없다"는 말을 건넸다고 합니다. 계엄 일주일 뒤, 노 전 사령관은 SBS에 그날의 이야기를 직접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수사와 재판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데요.
계엄 직후 그의 진술과 아직 규명되지 못한 의혹들을 김수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계엄 일주일 뒤인 지난해 12월 11일.
SBS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노 전 사령관의 일성은 계엄과 무관하단 거였습니다.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2024년 12월 11일 전화통화) : 난 예비역이고 나 그날 시골에서 TV 보고 있었어요. 내가 7년 전에 정보사령관 했지만, 7년 전에 한 놈이 얘기하면 듣습니까?]
통화 일주일 뒤인 12월 18일,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직전, 경기 안산의 롯데리아에서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과 정보사 대령 등을 만나 계엄을 모의한 혐의로 구속됐고, 경찰에 압수된 그의 자필 수첩엔 '국회 봉쇄'나 '사살', 그리고 '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같은 의심쩍은 문구가 수두룩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 가까이 이어진 수사와 재판에서 그는 묵비권 등을 행사하며 더는 그날을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SBS에 전했던 당시 그의 진술을 다시 꼼꼼히 들여다봤습니다.
지난해 12월 4일 새벽.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직후 그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전화로 통화했다고 했습니다.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2024년 12월 15일 전화통화) : 한두 시간 있다가 내가 다시 전화해서 어떻게 하실 거냐 그러니까 한숨만 푹푹 쉬기에, 힘내십시오. 죽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살 길'을 찾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 식으로...]
김 전 장관에게 언급했단 '살 길'이란 뭘 의미했던 걸까.
그즈음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합참 결심지원실 등에서 '계엄 재선포'까지 거론했단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통화에서 그는 '대북전단' 얘기도 꺼냈습니다.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2024년 12월 15일 전화통화) : (북한이) 공격하면 우리는 오물 풍선을 똑같이 만들어서 하든가 아니면 전단 공격 있잖아요. 옛날에 심리전단에서 하던 거, 민간인들도 하니까 탈북자들이 그런 방법을 써야지.]
북한의 도발을 노린 '무인기 전단 살포 의혹'과 관련해, 그는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자필 수첩의 '공격 유도' 메모와 기자와 통화에서 '전단 공격' 언급이 어떤 연관은 없는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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