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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도 러 동결 자산 활용 우크라 대출에 '난색'"

"ECB도 러 동결 자산 활용 우크라 대출에 '난색'"
▲ 유럽중앙은행(ECB)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유럽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하려던 유럽연합 EU의 방침에 유럽중앙은행 ECB가 난색을 표명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복수의 EU 관계자들에 따르면 ECB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배상금 대출'의 최종 보증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 묻는 EU 집행위원회 측 질의에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통보했습니다.

ECB는 중앙은행이 회원국의 재정 의무를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EU 집행위 제안은 사실상 정부를 상대로 한 직접적인 재정 지원과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ECB는 "그런 제안은 통화적 재정조달(돈을 찍어서 정부에 자금을 주는 행위)을 금지하는 EU 조약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검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EU는 중앙은행이 자산을 활용해 정부의 재정지출을 직접 지원하면 인플레이션이 악화하고 중앙은행의 신뢰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런 방식의 지원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ECB의 참여 거부로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무이자로 '배상금 대출'을 해주려는 EU의 계획이 타격을 입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EU 집행위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유럽에서 동결된 러시아 자산 일부를 담보로 잡아 향후 2년 동안 우크라이나에 1천400억 유로, 우리 돈 239조 원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이른바 '배상금 대출'을 추진해왔습니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2천100억 유로 규모의 러시아 국유 자산을 동결하고, 이를 사실상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논의 중인 계획대로라면,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끝나 러시아로부터 전쟁 책임을 묻는 배상금을 받을 때만 이 돈을 갚게 되어 있습니다.

EU는 우크라이나가 대출금을 못 갚을 때를 대비해 회원국들이 일차적으로 국가 차원의 보증을 서고 최종적으로는 ECB가 보증을 서는 구조를 구상했지만, ECB의 반대로 해당 계획은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측에 기울어진 종전안을 추진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배상금을 내줄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의 우크라이나 전비 지원이 난항을 겪으면서 미국으로부터 불리한 조건의 종전안 수용 압박을 받는 우크라이나는 한층 더 어려운 환경에서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내년 2분기까지 외부 자금이 조달되지 않으면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이게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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