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서학개미' 열풍이 고환율 주요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개인적으로는 오죽하면 청년들이 해외투자를 하겠느냐 정서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찬진 원장은 오늘(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젊은 층 해외주식 투자 발언에 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이처럼 답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층이 "쿨하다"면서 해외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유행처럼 커지는 면이 걱정된다고 말했는데 이를 사실상 반박한 것입니다.
이찬진 원장은 또 금감원이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해외투자 관련 투자자 설명과 보호의 적절성 등을 실태 점검하기로 한 조치에 관해서도 "해외주식 투자를 직접적으로 규제한다는 차원이 전혀 아니다"라고 적극 해명했습니다.
이 원장은 "정책 당국도 '서학개미에게 차별적 접근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유념하고 있더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서학개미 인구집단을 보면 오히려 청년층 사이즈는 작고 주류들은 40·50대 비중이 높다"면서 "이분들이 위협을 인식하고 투자 판단을 하는지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원장은 본인도 투자 포트폴리오의 1% 정도를 해외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서학개미가 수급 측면에서 국민연금·수출업체와 함께 환율 상승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이런저런 대책이 거론되자 일각에서 개인투자자의 자산 형성 활동을 과도하게 제약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찬진 원장은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원장은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서 공룡이 된 것이 문제"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원화 약세로) 우리의 급여가 디스카운트되고 있다는 데 분노해야 하는데, 국민연금이 결과적으로 이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일부 증권사의 발행어음 인가 심사 중단 입장을 피력하거나 금융회사 영업정지 제재 과정에서 표결을 요구하는 등 금융위와의 충돌설이 나온 것을 두고는 "정책·감독 부분에 있어 약간의 이견이 있을 수 있고 그럴 때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책 부분은 당연히 금융위 중심으로 하는 것이고, 감독 부분은 금감원이 필드에 있는 모든 영역을 커버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금융위에 날을 세웠습니다.
연말에 이어 연초까지 은행권 대출절벽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에는 "대출 관련 충격이나 대출절벽이 발생할 정도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며 "그런 우려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위와 긴밀히 공조해 대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시중은행 상당수가 현재 대출 한도 가이드라인을 조금 넘어선 부분이 확인되고, 그중 몇 곳은 연말까지 한도 목표를 초과할 상황으로 안다"면서도 "그런 부분을 빼고는 내년에도 그렇게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