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타이완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국이 일본 문화도 차단하고 나섰습니다. 중국에서 일본 가수들이 공연 도중 쫓겨 나는가 하면 하루 전날 공연을 취소당하기도 했습니다.
도쿄 문준모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상하이에서 열린 일본 애니메이션 체험 행사장.
일본 가수 오츠키 마키가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주제가를 부르던 중 갑자기 소리가 끊깁니다.
침착하게 관객석으로 마이크를 넘겼지만, 이내 조명과 음악이 완전히 꺼집니다.
잠시 뒤 스태프로 추정되는 두 사람이 가수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얘기하며 마이크를 가져가 버립니다.
가수는 매우 놀란 듯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무대를 내려갑니다.
소속사 측은 "부득이한 여러 사정으로 급하게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다음날 출연도 취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행사는 아예 중단됐고, 다른 일본 아이돌그룹의 출연도 무산됐습니다.
일본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의 상하이 공연도 하루 전 취소됐습니다.
중국 측 주최사는 취소 사유를 '불가항력의 요인'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마사키는 "믿을 수 없고 말도 안 된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영화 '일하는 세포'와 '짱구는 못말려' 개봉은 연기됐고, 연예기획사 '요시모토흥업'의 공연과 '세일러문' 뮤지컬도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의 타이완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간 정치 갈등이 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설했습니다.
하늘길도 빠르게 막히고 있습니다.
중국 항공사가 운항할 예정이던 일본행 노선 5천500여 편 중 16%인 904편의 운항이 취소됐습니다.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기고를 통해 일본 현직 지도자가 정세를 오판한 것이라며, 발언 철회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이재성, 디자인 : 장예은, 화면제공 : 유튜브 @lkfjsg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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