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화봉에 붙여지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성화 불꽃
내년 2월 이탈리아 곳곳에서 펼쳐질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빛낼 성화가 불꽃을 피웠습니다.
오늘(26일) 고대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 올림피아에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성화 채화식이 열렸습니다.
올림픽 성화는 본래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오목거울로 태양 빛을 모아 불꽃을 피우는 방식으로 채화됩니다.
이번엔 흐린 날씨가 예보되면서 현장에서 바로 채화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24일 리허설에서 사전 채화된 '예비 불씨'가 사용됐고, 행사도 인근의 고고학 박물관으로 옮겨 개최됐습니다.
지난해 4월 파리 올림픽 성화 채화 때도 흐린 날씨 탓에 하루 전 미리 준비된 불씨가 채화식에서 사용된 바 있습니다.
대사제 역할을 맡은 그리스 배우 메리 미나가 성화봉에 불을 붙였고, 첫 봉송 주자인 그리스의 조정 선수 페트로스 가이다지스가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성화봉으로 불꽃을 받았습니다.
가이다지스는 파리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입니다.
가이다지스가 박물관 밖으로 나오자 이탈리아 출신의 올림픽 크로스컨트리 금메달리스트 스테파니아 벨몬도가 함께 성화봉을 들고 뛰었고, 이후 이탈리아 루지의 '전설' 아르민 죄겔러 등이 봉송을 이어갔습니다.
성화는 그리스 현지에서 봉송 행사를 거쳐 12월 4일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인계됩니다.
12월 6일부터는 로마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내에서 성화 봉송이 진행됩니다.
63일 동안 60개 도시, 1만 2천㎞로 이어질 성화 봉송에는 약 1만 명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 등 이탈리아 여러 지역에서 분산돼 개최되는 동계 올림픽은 내년 2월 6일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막을 올려 2월 22일까지 펼쳐집니다.
올해 3월 토마스 바흐 전 위원장의 후임으로 당선돼 여성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장에 오른 커스티 코번트리 위원장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성화 채화식에 참석했습니다.
연설에서 코번트리 위원장은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의 심장이 안치된 묘소를 방문해 하루를 시작했다고 소개하며 "근대 올림픽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일깨워 준 특별한 순간이었다. 이 대회가 우리 역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시점에 열리는지를 느끼게 했다"고 말하다가 울컥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감정에 북받치지 않으려고 했으나 이곳은 정말 특별하다"며 추스른 그는 "오늘날처럼 분열된 세상에서 올림픽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전 세계 선수들이 평화롭게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하고, 지켜보는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는 국민들의 마음 깊이 열정이 흐르는 나라다. 그 열정은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감을 불어넣을 것이며, 올림픽의 박동은 매 순간 빛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번트리 위원장 외에 콘스탄티노스 타술라스 그리스 대통령과 조반니 말라고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조직위원장, 바흐 전 IOC 위원장 등도 현장을 찾았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