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껍질이 벗겨져 말라가는 후박나무
제주에서 지난 6월 초 껍질이 무차별적으로 벗겨진 후박나무 100여 그루 중 일부가 5개월 만에 서서히 말라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5일) 제주자연의벗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귀포시 성산읍 임야에 대한 현장 조사에서 껍질이 벗겨진 후박나무 143그루 중 5∼6그루가 나무의 전체 잎이 바짝 말라 고사했습니다.
무차별적인 박피 행위로 나무 형성층(나무가 자랄 수 있게 해주는 생장 조직)의 물관과 체관이 단절돼 나머지 대부분 나무도 점차 잎이 마르는 등 생존이 어려운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일부 후박나무에서는 후계목이 될 맹아를 내면서 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치고 있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강영식 제주자연의벗 공동대표는 "서귀포시 등이 사건 발생 후 후박나무에 황토를 바르는 등의 방법으로 응급처치했지만, 껍질이 벗겨진 부분이 많아 고사를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6월 초 성산읍 임야에서는 143그루의 후박나무가 박피된 채 발견됐습니다.
박피된 후박나무 중에는 둘레가 70∼280㎝, 높이 10∼15m의 거목이 여러 그루 있었고, 수령도 70∼100년에 달했습니다.
난대수종인 후박나무는 국내에서는 제주도에 많이 분포하는 나무로, 전통적으로 후박나무의 껍질이나 잎은 민간요법에서 약재로 쓰인 만큼 이번 박피는 약재로 쓰기 위해 불법으로 박피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제주자치경찰은 후박나무를 불법 훼손한 50대 남성을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7월 검거했습니다.
(사진=제주자연의벗 제공, 연합뉴스)


